KMTV「생방송 퀵서비스」,엽서-사연모아 책으로 펴내

  • 입력 1997년 6월 24일 08시 10분


이성 친구 외모 다이어트 성적 등 10대의 고민은 많기도 하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최근 케이블TV 음악채널 KMTV의 시청자 참여프로 「생방송 퀵서비스」는 10대의 사고와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사연을 모아 책으로 냈다. 여기에 하루 3백여통씩 밀려오는 엽서나 팩스는 자잘한 일에 웃고 웃는 10대의 얼굴을 담고 있다. 10대가 가장 예민하게 여기는 것은 이성 문제인듯. 이별후 대처법, 고백방법, 짝사랑의 고민을 진행자에게 다양하게 묻는다. 특히 중고생들은 같은 학교 이성에게 연정을 품거나 연예인에게 과감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사연이 많다. 『재원이(HOT의 멤버)의 마누라는 난데 사이비들이 많아요. 승훈오빠를 자그마치 6년씩 짝사랑하다가 「H.O.T」에게 맘이 뺏겨버렸어요』(월계동에서 아름이) 『중1 때 사귄 친구 최영진과 지난 겨울에 싸웠어요. 학교에서 마주치면 서로 모른 척해요. 다시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죠』(영등포구에서 윤정) 『삐삐는 애물단지예요. 삐삐에 녹음된 다른 남자친구 음성 때문에 진짜 남자친구와 헤어졌어요.헤어진 연인을 위한 코너를 마련해 연결시켜 주세요』(혜경이가) 이성을 향하는 마음도 굴뚝같지만 엄마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도 누구 못지않다. 『제가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할게요. 하늘나라에 계시는 분이지만 아버지 사랑해요』(속초에서 은주) 『1,2학년 때 장학금을 받았는데 3학년 때 커다란 말썽으로 못받아 아빠가 많이 실망하셨을 거예요』(속초에서 윤정) 『할머니가 아프셔서 어머니가 심란해하고 계세요. 5월이면 칠순이신데 그때까지 살기 힘드시다나봐요』 또 뜻밖의 불상사를 당했는데 도와준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우리의 인심은 아직 살아있다」고 전한다. 『아빠와 함께 창원 외가댁에 다녀오는 길인데 차가 미끄러져 논둑에 처박혔어요. 그걸 보고 지나시던 많은 분들이 태워주겠다며 염려해 주는데 정말 우리의 인심이 죽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충주에서 김선영) 의외로 공부좀 하자는 사연은 10% 이하다. 학교 문제 중 과다한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많고 선생님의 차별 대우 때문에 고민하는 이도 있다. 『고3인데 그동안 너무 놀아 기초가 없어 걱정입니다. 쉽게 포기할 순 없고 열달 남은 기간 잘 해 볼랍니다』 이밖에도 콩과 나물을 이용한 31가지 요리나 이쁜이 콤플렉스 등은 10대 특유의 재기가 보이는 사연들.또젊음을 영원히간직하고 싶다는 자못 의미심장한 사연도 있다. 「생방송…」의 VJ 박강혜는 『프로를 진행하면서 10대가 이야기할 상대가 정말 없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들의 진지한 고민을 듣다보면 나도 10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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