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그가 돌아왔다…16집 「바람의 노래」 출시

  • 입력 1997년 4월 25일 08시 22분


용필이 다가온다. 2년반만의 새 음반. 방송가는 조용필 모셔가기로 뜨겁고, 가요계는 숨죽인채 그의 행보를 지켜본다. 돌아오는 작은 거인의 발걸음에는 바람이 인다. 새노래를 들어보려 그의 집을 찾았다. 파리했다. 출전을 앞둔 무사의 표정이 저럴까. 『오늘 꼬박 7시간 연습했습니다』 그렇다면 평생 연습시간은 얼마나…. 음악에 관한 한 한치의 양보도 없다는 것은 공인된 사실이다. 새음반은 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데뷔한 이래 열여섯번째. 수록된 노래는 모두 10곡. 머리곡을 선정하느라 고민했다. 「바람의 노래」 「마지막일 수 있게」 「그리움의 불꽃」 「애상」 등 어느 곡 하나 뒷자리에 둘 수 없었다. 지금으론 「바람의 노래」가 될 듯. 그러나 조용필은 『음반은 수록곡들의 완성도가 관건』이라며 팬들에게 열쇠를 넘겼다. 새 음반 이야기 도중 조용필은 「창법학」을 풀어놓았다. 끝나지 않은 그의 새로움. 『45세가 넘으면서 소리가 우려내는 맛을 알게 된다고 합니다. 그게 10여년은 간다고 하더군요. 소리의 맛은 이제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새 음반은 소리의 절제미가 가득하다. 이전 속터지듯 내지르는 창법을 넘어 소리의 끝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넘긴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그. 오빠부대의 아우성은 한때 바람일 뿐. 음악에 대한 집념과 열정, 그리고 그 성과로 우선 평가받는다. 팝우세의 국내 대중음악시장을 가요 우위로 돌려 놓았고 록 트로트 등 모든 장르에서 그는 거봉이었다.또 전세대에 걸쳐 갈채를 받은 가수는 그가 마지막. 그러나 마흔 일곱인 그에게도 세월은 적지 않은 무게로 다가오는 듯. 『영원한 스타로 남고 싶은데…』 짧게 끊으며 늙은 프랭크 시내트라의 안타까운 모습을 전했다. 80세 생일연을 직접 봤는데 「마이 웨이」의 고음에서 오르지 못하더라고. 하객들은 기립박수를 쳤지만 조용필은 「표범의 고독」을 먼저 느꼈다. 가요계에서 조용필의 음반은 「균형」의 뜻이 깊다. 트로트와 신세대 장르 사이에 텅빈 20여년의 공백을 메울 가수가 거의 없는 현실. 조용필도 『이 지경에 이른 것은 팬과 가수의 공동책임』이라고 말했다. 내년 일정도 일본공연에다 30주년 기념음반 제작으로 빡빡하다. 런던교향악단의 협연으로 음반을 제작하고 또 트로트 음반도 발표할 예정. 조용필의 첫방송은 25일 오후 3시 KBS 2FM 「서세원의 가요산책」이고 음반은 5월2일 출시된다. 〈허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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