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형제드라마」, 한 여자 놓고 갈등 증폭

입력 1997-01-20 20:13수정 2009-09-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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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基太 기자」 최근 방송 3사가 내보내는 주력 드라마에는 공통적으로 「형제+한 여자」의 관계가 설정돼 있다. KBS의 「첫사랑」, SBS의 「형제의 강」, MBC의 「의가형제」가 이같은 드라마들. 이같은 「삼각구도」 속의 여성들은 공통점과 함께 저마다의 독특한 역할을 해내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세 드라마 속의 이같은 여성들은 「첫사랑」의 효경(이승연 분), 「형제의 강」의 소희(염정아), 「의가형제」의 레지나(신주리). 이들은 불륜의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요부형 여성은 아니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극중에서 해내는 역할들은 모두 다르다. 「첫사랑」에서 효경은 가난한 집안의 두 형제 찬혁(최수종)과 찬우(배용준)의 정을 더욱 두텁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찬우는 어린 시절 극장주의 딸 효경에게 연정을 품지만 효경이 예술가 기질이 있는 형 찬혁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연모의 정을 감춘다. 찬우는 한걸음 더 나아가 빈부의 차 때문에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형과 효경의 관계가 맺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형제의 강」에서 소희는 반목하는 형 준수(김주승)와 동생 준식(박상민)의 사이에서 두 사람의 상반된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약국집 딸 소희는 어린 시절 동생 준식에게 연민의 정을 갖고 있다가 손수건을 한장 건네준다. 준식은 이를 가슴에 품지만 형 준수와 소희가 가까워지는 것을 말없이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나 소희는 매몰찬 출세주의자인 준수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앞으로 진행될 내용에 따르면 실의한 소희가 상경하자 준식은 그녀를 찾아가 위로하며 결혼을 생각할 정도로 가까워진다. 형에 대한 반감이 형이 버린 여자에 대한 측은함으로 전환하는데서 준식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지난주 시작된 MBC 드라마 「의가형제」에서 첫선을 보인 레지나는 대립하는 형 준기(손창민)와 동생 수형(장동건)의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준기를 사랑하게 된 그녀는 불치의 병을 앓는 수형과 「인간적으로 교감」하게 되면서 숨져가는 그로부터 장기이식을 받게 된다. KBS 드라마국 최상식주간은 『이야기 속에서 대립하는 인물간의 관계를 친구보다 형제로 설정하면 혈육애와 갈등 때문에 애증이 훨씬 더 깊어진다』며 『여기에 중간 매개 역할을 하는 여성을 개입시키면 등장인물들간의 다양한 감정교차를 만들 수 있어 시청자들에게 훨씬 강한 흡인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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