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첫 연기대상 『쉰 일곱의 영광』새출발

  • 입력 1997년 1월 7일 20시 07분


「許 燁 기자」 중견 연기자 박근형이 연기 경륜을 활짝 펼쳐보이고 있다. 최근 「형제의 강」(SBS) 「사랑할 때까지」(KBS) 「강력반」(MBC) 등 방송 3사 주요드라마에 동시 출연하고 있는데다 지난 연말 SBS연기대상으로 무게를 객관적으로 입증받았다. 그는 『탤런트가 아니라 배우(액터)로 불러달라』고 주문한다. 또 TV에 대해서도 『스타를 만들긴 해도 연기자는 못 키우며 오래가는 배우가 되려면 1년에 한두편씩 연극에 출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연기인생의 출발점이었던 연극 무대에 대한 열정을 여전히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40년생으로 올해 57세. TV부문 연기상은 33년만에 처음이다. 영화에서는 남우주연상(74년)도 받았으나 TV에서는 처음인 것. 『오랜만에 상 한번 탔지요』 「형제의 강」 녹화현장에서 본 그는 여지없이 시골 한량 서복만의 궁상을 풍겼다. 아버지를 무시하는 아들 준수 때문에 방바닥에 주저앉아 서러워하는 모습(15일 방영 예정)은 마치 주정뱅이 그대로다. 그러다가 「컷」사인이 나자마자 『자 인터뷰합시다』라며 벌떡 일어섰다. 표정이 금세 달라졌다. 『연기요. 돌아서면 다 잊어버립니다. 빨리 비워야 다른 것으로 채울 수 있거든요』 박근형이 말하는 연기철학은 「비움」에서 오는 설득력이다. 그는 『연기는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이 백지 상태에서 한 인물의 성격을 창조하는 것』이라며 『주변환경에 의해 사람이 변해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묘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배우술」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역할표현, 인물구성, 표현의 강약, 음색의 고저 등을 통해 인물의 성격을 설득력있게 창조한다는 것은 프로배우가 지녀야 할 「기술」이고 이에 대한 훈련은 피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기인생은 59년 연극무대에서 출발해 꼬박 38년. 배고픈 시절 자존심으로 버텼고 TV는 63년 KBS 3기생으로 김상순 김민자와 동기다. 『30대에 연기가 눈에 띄게 됐습니다. 그러나 50대에 들어서니까 드라마 밖의 시청자들과 눈길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아울러 연기자의 영향과 책임도 느끼고. 담배도 흡연 장면의 영향을 생각해서 끊었습니다』 건강은 골프로 관리하며 핸디 16. 가족은 부인 이경자씨를 비롯해 아들 훈, 상훈군과 딸 재은양이 있고 호주에 유학중인 막내 상훈군과 부인을 빼고는 맏며느리까지 모두 예술계통에서 일한다. 새해 소망은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것』이라고 간단히 말했다. 이어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택할 것이냐고 물어봤더니 예상 밖이다. 『안할 겁니다. 고생이 너무 심해요.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면 대중문화의 르네상스도 열릴 만한데 투자를 너무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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