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96결산]KBS 뜨고 MBC 추락 SBS 선전

  • 입력 1996년 12월 25일 20시 19분


「許 燁 기자」 올해 방송계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 우선 방송 3사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KBS 강세와 MBC 침체라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SBS가 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와중에 뚜렷했던 현상은 시청률 확보의 교두보로 통하는 드라마 전쟁. 이에 따라 제 수명을 못채운채 막을 내리는 드라마가 적지 않았고 「목욕탕집 남자들」처럼 장수를 누리는 행운의 드라마도 있었다. 특히 침체의 늪에서 안간힘을 쓰는 MBC는 주말 드라마를 조기 종영시키는 극약처방을 쓰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내용면에서는 시청자 참여프로와 잔잔하고 가벼운 오락프로가 늘어나는 한편 성적 자극과 폭력 등 선정성이 확산되었다는 평이다. 드라마 「애인」이 국정감사에서 거론될 정도로 사회적인 수용수준에 대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으며 방송위원회도 선정적인 방송내용을 자제하라는 권고문을 각 방송사에 보냈다. 종일방송을 목표로 3월4일부터 시행한 오전 방송의 연장은 방송계의 큰 변화를 가져온 조치. 그러나 방송사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시행되어 오히려 불륜을 소재로 한 아침드라마가 늘어나거나 오락프로의 과다편성과 질저하 등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15대 국회의원 선거개표방송은 올해 방송계 최대 「해프닝」이었다. 방송 3사 합동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당선예상자 등을 개표방송시작과 동시에 발표했으나 실제 결과와 큰 차이가 발생, 개표방송에 대한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렸다. 이 때문에 투표자 출구조사의 전폭적인 허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자동폐기된 통합방송법은 올해도 방송위원회 구성 등 쟁점사안에 대해 「여야 담합」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내년 2월 제도개선특위로 넘어갔다. 이와 관련, KBS등 방송사 노조는 방송법 국회통과 저지를 위한 파업찬반투표로 파업을 결의했으며 KBS가 7월1일부터 시작한 위성시험방송도 법적 근거없이 「무법」방송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올해 뜨거운 이슈중 하나였던 2차 지역민방 사업자는 11월초 동양화학(인천) 주리원백화점(울산) 세풍(전주) 뉴맥스(청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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