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여명」대원군役 변희봉…목욕탕서「대감」호칭 쩔쩔

  • 입력 1996년 11월 22일 18시 45분


「金甲植기자」 『목욕탕에 가면 「요즘 정치가 왜 이렇냐」는 질문을 자주 받아요. 알몸으로 만난 낯선 분들의 물음에 답변할라치면 때도 못 벗기고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KBS 1TV 대하드라마 「찬란한 여명」의 탤런트 변희봉은 드라마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대감」으로 불린다. 그는 23일 1백회를 끝으로 종영되는 「찬란한…」에서 지난 1년여동안 대원군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변희봉은 가끔 질문공세에 시달리지만 「대감」이란 칭호가 그리 싫지 않다고 한다. 『드라마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각별하기 때문에 질문이 쏟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물가나 경기침체, 정치문제 등 나라 걱정은 당연한 일 아닙니까』 그는 『대원군이 세상을 좌지우지한 풍운아로 완고하다는 평가가 많은 것은 열강의 침략이 본격화되고 국운이 기우는 등 당시 정세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한 노력 때문일 것』이라며 『대원군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변희봉은 대표적 성격파 연기자로 정평이 났지만 대원군 역할에 투자한 노력의 부피가 적지 않았다. 이순재 전운 임동진 등 몇몇 연기자가 대원군으로 출연하며 쌓아올린 고정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캐스팅이 확정된뒤 지금까지 대원군역에 몰두하기 위해 다른 드라마 출연은 모두 거절했다』면서 『대원군의 영정을 안방에 걸어놓고 인물연구와 대사를 외우면서 1년여를 씨름했다』고 말했다. 변희봉은 『성격이 강한 역할을 맡으면 다음 작품 캐스팅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대원군의 지혜를 빌려줄 수 있어 후회는 없다』면서 『이제 더이상 사극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탈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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