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애플’ 돌아오나…베일 벗는 애플 ‘존 터너스’호

  • 뉴시스(신문)

9월 1일 취임 앞둔 존 터너스 차기 CEO, ‘산업디자인 조직’ 전면 배치 시동
팀 쿡 체제서 공급망·수익성에 밀렸던 디자인 부서 위상 7년 만에 정상화
“가장 아름다운 제품은 애플 제품”…올가을 ‘폴더블 아이폰’으로 시험대


한때 세계 IT 업계에서 ‘디자인의 상징’으로 불리며 산업 디자인의 기준을 제시했던 애플이 달라진다. 올해 가을 출범하는 차기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디자인 조직의 위상을 다시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과거 스티브 잡스 시대와 조니 아이브 전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시절 애플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디자인 역량은 팀 쿡 체제에서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차기 CEO로 내정된 존 터너스 수석 부사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디자인 조직에 다시 강력한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22일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에 따르면 터너스 부사장은 오는 9월 1일 CEO 취임을 앞두고 산업디자인 조직과 긴밀히 협력하며 향후 제품 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애플 경영 체제 변화 과정에서 디자인 조직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오랜 기간 디자인을 기업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아왔다. 특히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들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했다. 이 과정에서 조니 아이브가 이끄는 디자인 조직은 단순한 제품 외형 설계를 넘어 애플의 제품 방향성과 전략 수립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2011년 출간된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 전기에는 잡스가 아이브에 대해 “나를 제외하면 애플에서 가장 큰 운영 권한을 가진 인물”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애플 내부에서는 디자인 조직이 제품 전략과 개발 방향 전반을 주도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2019년 아이브가 애플을 떠난 이후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디자인 조직은 당시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제프 윌리엄스 산하로 편입됐고, 이후 애플 내 의사결정 구조에서도 운영·공급망·재무 부문의 영향력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디자인 조직을 전담하는 최고위급 임원이 부재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디자인 조직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끌고 있는 터너스 부사장이 지난 1월부터 디자인 조직까지 총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애플의 최근 제품 전략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팀 쿡 체제에서 애플은 공급망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 서비스 사업 확대 등 운영 중심 경영에 강점을 보여왔지만, 과거와 같은 파격적인 디자인 혁신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반면 차기 CEO인 터너스 부사장은 제품 개발 조직 출신이라는 점에서 쿡과는 다른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터너스 부사장은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하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제품 개발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특히 제품 완성도와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어 디자인 조직과의 협업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터너스 부사장은 최근 산업디자인 조직과 상당한 시간을 보내며 차기 경영 체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대부분의 고객이 소유한 제품 가운데 가장 아름답게 설계된 제품은 애플 제품이다. 앞으로도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발언은 향후 애플이 다시 디자인 경쟁력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과 PC,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술 혁신뿐 아니라 디자인 차별화가 다시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애플은 최근 신제품 홍보 과정에서도 터너스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디자인 성과를 상징하는 인물로 터너스를 적극 부각하고 있다. 올 하반기 공개가 예상되는 폴더블 아이폰 발표 행사 역시 터너스 부사장의 첫 대형 공식 무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터너스 체제가 본격화될 경우 애플이 운영 효율 중심 경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자인과 제품 혁신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적 변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연 ‘디자인의 애플’이라는 상징성이 차기 경영 체제에서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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