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건설 선진화 이끈 30년… 한미글로벌, 대한민국 PM의 역사를 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18일 00시 30분


1996년 국내 첫 PM 전문 기업으로 출범… 세계 66개국 진출하며 ‘글로벌 8위’ 우뚝
자산가치 400배-매출 70배 성장, 수행 프로젝트 3300건
초고층 넘어 원전·데이터센터로 포트폴리오 진화

1996년 미국 파슨스 직원들과 기념 촬영
1996년 미국 파슨스 직원들과 기념 촬영
1996년 우리나라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선진화와 세계화의 요구가 거셌다. 그러나 1994년 성수대교 붕괴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등 잇따른 대형 참사는 당시 국내 건설업계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김종훈 회장이 선진 건설 관리 기법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1996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미국 기업과 합작해 출범시킨 건설사업관리(PM) 전문 회사가 바로 한미글로벌이다. 척박했던 국내 건설 시장에 최초로 PM을 도입하고 지난 30년간 시장을 개척하며 선도해 온 만큼 한미글로벌의 30년사는 곧 대한민국 PM의 성장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김종훈 회장, 척박했던 땅에 대한민국 PM의 물길을 열다
2000년 도곡동 타워팰리스 현장
2000년 도곡동 타워팰리스 현장
국내 최초 PM 전문 기업 한미글로벌의 시작은 창업자 김종훈 회장의 풍부한 해외 현장 경험과 건설산업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김 회장은 1970년대 중동 건설 현장에서 PM 개념을 처음 접했고, 이후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그 효과를 체험했다. 삼성물산 소속으로 당시 세계 최고층 빌딩이던 말레이시아 KLCC 건설 현장소장을 지낸 그는 국내 복귀 후 품질·안전실장으로 재직하며 한국 건설의 구조적 한계를 절감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수준의 사업 관리 기법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믿었다.

김 회장은 글로벌 기준의 PM 노하우를 국내에 이식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의 선도 기업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합작을 타진했다. 그 결과 1996년 6월 18일, 당시 세계적인 건설엔지니어링 및 PM 전문 기업 파슨스와 합작 계약을 맺고 ‘한미건설기술’(현 한미글로벌)을 설립했다. 한미글로벌은 설립 직후인 1996년 11월 삼성그룹이 추진하던 102층 규모의 ‘도곡 시너지파크’(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PM을 수주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창립 첫해부터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1997년에는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으며, 곧이어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흑자 경영을 유지하며 탄탄한 저력을 입증했다.

서울 월드컵경기장
서울 월드컵경기장
1998년에는 국내 최초의 공공 PM 프로젝트인 ‘서울 월드컵경기장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한미글로벌은 3년 만에 세계적 수준의 축구 전용 경기장을 성공적으로 완공시키며 국내 건설 시장에 PM의 가치와 효용성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후 2000년 ‘한미파슨스’로 사명을 바꾸며 사업을 본격 확장했고, 2009년에는 국내 PM 업계 최초로 코스피 상장에 성공했다. 이어 2011년에는 현재의 사명인 ‘한미글로벌’로 이름을 바꾸며 독자적인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2015년 한미글로벌이 PM 수행한 롯데월드타워
2015년 한미글로벌이 PM 수행한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타워
이후 한미글로벌의 행보는 국내 PM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표준을 세워가는 과정이었다. 브랜드의 위상을 확고히 한 한미글로벌은 PM의 영역을 전방위로 확장하며 국내 건설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서울 롯데월드타워, 여의도 파크원, 부산 엘시티 등 대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재편한 초고층 프로젝트들이 모두 한미글로벌의 주도로 수행되었다. 여기에 SK T타워, 카카오 스페이스닷원, 네이버 1784, KB국민은행 통합사옥 등 미래형 첨단 업무시설은 물론이고 스타필드, 디큐브시티, 타임스퀘어에 이르는 초대형 복합상업시설까지 잇따라 성공시키며 국내 최고 수준의 PM 역량을 굳건히 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무엇보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라인, 네이버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시설(하이테크) 구축은 한미글로벌의 독보적인 기술 역량을 가장 선명하게 증명하는 실적이다. 반도체, 데이터센터, 배터리 공장 등은 공정 간섭이 매우 복잡하고 품질 기준이 극도로 엄격해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관리 역량이 요구되는 분야다. 한미글로벌은 이처럼 까다로운 하이테크 생산기지부터 초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고난도 영역을 모두 아우르며 대한민국 건설 시장에 선진 PM을 확고히 정착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완벽한 건설을 가능하게 하는 프리콘
건설의 영역에서 PM과 감리는 업무 범위와 방식부터 다르다. 감리가 법령과 설계도서에 따라 시공이 적정하게 이뤄지는지를 감독하는 법정 업무라면 PM은 사업의 전(全) 단계에서 발주자의 의사 결정과 리스크를 다루는 고객 지향적 종합 프로젝트 관리 서비스다. PM은 발주자의 대리인으로서 건설 사업의 사업성 검토와 기획, 설계 관리, 구매 조달, 시공 일정 및 품질 관리, 준공 후 운영 관리 관점까지 건설 사업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 특히 시공 이전의 ‘프리콘(Pre-construction)’ 단계에서 설계, 발주, 원가, 공정, 리스크를 정교하게 검토하는 것이 공사 관리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미글로벌은 프로젝트의 성패가 착공 전 단계에서 이미 상당 부분 결정된다는 판단 아래 프리콘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키워 왔다. ‘HG프리콘’은 설계 단계부터 공사비와 공기, 시공성, 품질과 안전 리스크를 사전 시뮬레이션해 발생 가능한 관리 요소를 예측하고 조율하는 한미글로벌의 전문 서비스이다. 33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축적된 원가 데이터 바탕의 가치공학(VE) 기법, 건설 정보 모델링(BIM) 기반 협업, 자체 디지털 PM 플랫폼은 한미글로벌의 프리콘 기술력을 탄탄히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최신 정보기술(IT)을 PM 서비스 전반에 본격 도입하여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의사 결정 체계와 차세대 디지털 PM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 원자력 사업까지… 30년을 이어온 시장 선점 전략
2025년 영국 세아윈드 모노파일 공장을 방문한 찰스 3세 국왕
2025년 영국 세아윈드 모노파일 공장을 방문한 찰스 3세 국왕
한미글로벌은 전 세계 66개국에 진출해 28개의 해외 법인 및 지사를 구축했으며, 해외 매출 비중이 60%에 달할 만큼 성공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을 이뤄냈다. 창립 당시 임직원 120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국내외 2200명 이상의 건설 전문가가 포진한 글로벌 엔지니어링 그룹으로 거듭났다. 1996년 창립 당시 10억 원이었던 자산이 2025년 기준 4466억 원으로 약 400배, 창립 첫해 64억 원이던 매출은 2025년 4488억 원으로 약 70배 늘어나는 등 자본력과 외형 모두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으며, 그동안 수행한 프로젝트는 총 3300여 건에 달한다. 한미글로벌이 지난 30년간 지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의 변화를 미리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견지해 왔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 디지털시티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 디지털시티
일찍이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판단한 한미글로벌은 2003년 중국 상하이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해외 레퍼런스를 쌓았고, 2007년에는 PM 업계 최초로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현지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두터운 신뢰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도심 재개발 사업인 ‘리야드 디지털시티’를 비롯해 ‘디리야 신도시’,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등 중동 메가 프로젝트 수주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선진 시장 공략을 위한 치밀한 사전 포석도 빛을 발했다. 미국에서 오택 등 4개사, 영국의 K2와 워커사임 등 현지 엔지니어링 및 PM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거점을 선점한 결과, 최근 북미 시장에 활발히 진출 중인 국내 대기업들의 하이테크(배터리,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오택은 최근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이 발주한 미국 전역의 국립공원 노후 인프라 개선 사업(5년간 총 4억 달러) 용역을 수주하는 등 미국 공공 인프라 시장 내 입지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한미글로벌은 최근 본격화된 AI 시대에 발맞춰 미래 성장 동력을 차근차근 확보해 왔다. 폭발적인 데이터 통신량 증가와 이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일찍이 데이터센터와 원자력발전소 분야로 업무 영역을 확장했다. 그 결과 하나금융 통합 데이터센터, 네이버 데이터센터 등 국내 최다 수준의 데이터센터 PM 실적을 축적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특히 2022년부터 관련 TF를 가동하며 원전 시장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온 결과, 지난해 루마니아 체르나보더 원전 설비 개선 사업의 PM 기술 지원 용역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신한울 3·4호기의 PM 용역을 잇달아 수주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여기서 나아가 올해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추진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차세대 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한미글로벌은 이를 발판 삼아 향후 미국 현지에 SMR 사업을 위한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프로젝트 기획부터 투자, 금융, 건설, 운영에 이르기까지 SMR 전 주기를 아우르는 미래 에너지 시장의 개척자로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위하여
한미글로벌은 창립 당시부터 ‘회사의 존재 목적은 구성원의 행복’이라는 뚜렷한 철학 아래 ‘행복경영’을 기업 문화의 근간으로 삼아 왔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가 삶의 보람이자 성장의 무대가 되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리프레시 휴가와 안식 휴가 제도를 도입하고 다채로운 자기 계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구성원의 ‘성장하는 행복’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구성원이 삶의 울타리 안에서 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촘촘한 생애주기별 가족 친화 제도라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했다. 결혼하는 구성원을 위한 1억 원의 주택자금 대출 지원, 육아기 재택근무는 물론이고 자녀 수에 관계없이 보육비와 대학 학자금 전액을 지원한다. 아울러 셋째 자녀 출산 시 즉시 승진이라는 파격적인 출산 장려 제도를 통해 국가적 난제인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행보는 대외적으로도 인정을 받아 한미글로벌은 2024년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2003년부터는 ‘대한민국 훌륭한 일터’, ‘한국 최고의 직장 톱10’에 연속 선정되고 있으며, GWP코리아 주관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건설업계 최초로 2013년 여성가족부 주관 ‘가족친화 기업’에 선정된 후 2023년에는 ‘가족친화 최고기업’에 선정되며 대한민국 행복경영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장애인 주거 개선부터 저출산·통일 등 국가적 과제 해결까지… 사회적 책임 실천
1999년 현장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훈 회장
1999년 현장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훈 회장
김종훈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2010년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을 설립했다. 한미글로벌의 모든 구성원은 매월 정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임직원이 급여의 1%를 기부하면 회사가 그 두 배를 매칭해 기부하는 ‘더블 매칭 그랜트’ 제도를 운영 중이다. 특히 한미글로벌의 전문성을 살린 장애인 및 취약계층 주거공간 개선 사업은 국내외 누적 2000호를 돌파하며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 외에도 장애인 리더 양성을 위한 첨단 보조기구 지원, 6·25전쟁 참전용사와 탈북민 지원 사업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국가적 난제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2022년 민간 연구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설립을 주도했다. 연구원은 세계적 석학 초청 세미나와 정책 토론 등을 통해 저출산 현안을 공론화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통일 시대를 대비한 국토 발전 미래 전략을 모색하고자 2014년 ‘한반도국토포럼’을 창립했으며, 2020년에는 사내에 ‘통일한반도건설전략연구소’를 설립해 통일 이후의 건설산업 진출 방안을 심도 있게 연구 중이다.

건설산업 자체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도 이어왔다. 김 회장은 대한민국 건설업계의 올바른 미래 비전을 창출하고자 2003년 ‘건설산업비전포럼’을 공동 설립했다. 이 포럼은 지난 20여 년간 270여 회에 달하는 국내외 세미나와 토론회를 개최하며 건설산업의 혁신과 선진화 방안을 모색하는 중심축 역할을 해오고 있다.

다가올 30년, 건설을 넘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신뢰의 동반자’로

한미글로벌이 마주할 다음 30년의 여정은 PM, CM을 넘어 건설 사업의 전 생애주기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혁신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한미글로벌은 건설 프로젝트의 기획과 금융, 개발, 설계, 시공, 운영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고객의 성공을 견인하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TSP)’로 비즈니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시공 전문 기업 ‘한미글로벌E&C’, 부동산 디벨로퍼 ‘한미글로벌D&I’, 부동산 투자·운용사 ‘한미글로벌AMC’, 친환경·에너지 컨설팅 기업 ‘에코시안’ 등 그룹사 간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개발·투자부터 시공·운영에 이르는 전방위 원스톱 플랫폼을 견고히 구축했다.

한미글로벌이 정의하는 PM업의 본질은 결국 ‘신뢰 창출’이다. 고객의 사업 가치를 극대화하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통제하여 고객의 신뢰와 성공을 이끄는 것이 한미글로벌이 걸어온 길이자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 창립 30주년 공식 슬로건인 ‘Creating a New World, Beyond Construction(건설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역시 건설의 경계를 뛰어넘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를 전하겠다는 의지를 함축하고 있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단순한 공간 창조를 넘어 어 고객의 성공적인 미래와 사회적 가치까지 함께 짓는 파트너가 되겠다”라며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조3000억 원, 영업이익 1700억 원을 달성하고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AI 기반 종합 프로젝트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라고 밝혔다.


#한미글로벌#건설사업관리#프로젝트관리(PM)#글로벌진출#행복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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