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 전셋집에 사는 직장인 이상민 씨(32)는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려고 받은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매달 약 50만 원을 쓰고 있다. 최근 회사 실적 악화로 성과급이 지난해보다 200만 원가량 줄었다. 이 씨는 “전세 대출 갚는 부담이 큰데 소득은 줄고 물가는 올라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1∼3월)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소득은 줄어든 반면 월세 등 주거비는 늘고 물가는 올라 부담이 크다. 여기에 이르면 7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 금리가 올라 청년 가구의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7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구주가 30대 이하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539만500원으로, 1년 전보다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40대 가구는 7.7%, 50대는 0.3%, 60대는 6.9%, 70세 이상은 4.3% 늘었다. 소득이 줄어든 건 30대 이하 가구가 유일하다.
7일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결과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2030세대의 소득은 전체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줄었지만, 월세 등 주거비 부담은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이자 비용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저소득층과 전세 가구를 중심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졌다.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소득 기반이 약한 청년층과 취약계층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뉴스1
20대 청년층에 닥친 고용 한파가 30대 이하 가구의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15∼29세 취업자는 월평균 34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6000명 줄어 14분기(3년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43.5%)은 이 기간 1.0%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자영업·사업소득 회복까지 더뎌지며 청년 가구의 소득 여건이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소득이 줄어드는데 주거비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가구주가 30대 이하인 가구가 월세 등으로 지출한 실제 주거비는 월평균 21만2400원으로 1년 전보다 11.6% 증가했다. 증가율이 50대(15.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40대의 경우 9.2% 감소했고, 60대 이상에선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30대 이하 가구 실제 주거비는 지난해 3분기 11.9%, 4분기 12.8% 늘어난 데 이어 올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부터 5년 연속 증가했다. 실제 주거비에는 전세보증금과 전세자금 대출 이자 등이 포함되지 않아 청년들이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은 통계보다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7월 기준금리 인상이 시사되면서 청년층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뒤따라 상승해 대출 비중이 높은 청년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은 자산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주거 관련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저금리 정책금융과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해 저소득 청년층을 지원하고, 20대 고용 확대 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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