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특급호텔 뷔페 시장이 전망, 브랜드 인지도, 메뉴 가짓수 경쟁으로 세분화되는 가운데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의 올데이 다이닝 ‘온테이블’은 원물과 조리 완성도를 앞세운 방향을 택했다.
지난해 9월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개관과 함께 문을 연 후발 주자인 만큼, 기존 호텔 뷔페들과 같은 방식의 인지도 경쟁 대신 한우 그릴, 스시 오마카세, 프리미엄 시푸드, 테이블 서비스를 조합해 뷔페의 자유로움에 파인 다이닝식 경험을 더했다.
셰프가 즉석에서 초밥 쥐고, 스테이크 굽는다
온테이블에서 가장 먼저 발길이 멈추는 곳은 스시 섹션이다. 고객이 참치 특수부위, 단새우 등 제철 어종을 고르면 전담 셰프가 그 자리에서 손질해 바로 쥐어준다. 손질과 숙성 과정까지 셰프가 직접 관리한다. 재료를 고르고, 셰프가 손질하면서 바로 쥐어낸 스시를 받아든다. 이 날 셰프는 아이들에게는 와사비를 빼고 따로 간장을 찍지 않아도 먹기 좋게 맞춤형 초밥을 내 주었다.
그릴 섹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담 그릴 마스터 셰프가 상주하면서 한우 1+ 등급 안심 스테이크와 업진살을 눈앞에서 굽는다. 부위에 따라 굽기를 조정하고 셰프가 직접 개발한 숙성 소스를 곁들인 LA갈비와 육즙을 살린 양갈비도 함께 나온다.
스시를 즉석에서 쥐고, 한우를 바로 구워내는 두 코너는 온테이블의 방향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좋은 재료를 직접 보면서도 그 재료가 음식으로 완성되는 장면까지 확인한다. 뷔페의 자유로움은 그대로면서 스시나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느끼는 즉석성과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라이브 스테이션은 보는 재미가 특히 컸다. 방문 당시 진행 중이던 ‘세이 치즈’ 프로모션에서는 체다, 고다, 에멘탈 치즈를 녹여 흘려보내는 치즈 폭포 퍼포먼스가 마련돼 있었다. 노란 치즈가 아래로 흘러내리는 모습은 이름 그대로 작은 폭포를 떠올리게 했고 음식을 고르러 오가던 고객들의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했다.
셰프는 치즈 폭포를 활용해 한우 꼬치와 한우 미니버거를 즉석에서 만들어 건넸다. 구워낸 한우에 치즈를 끼얹어 꼬치로 내고, 미니버거 형태로 완성해 올려주는 식이었는데 호텔 뷔페에서 보기엔 꽤 적극적인 구성이었고 맛도 기대 이상이었다.
온테이블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다. 스시 섹션에서는 셰프가 초밥을 바로 쥐고, 그릴 섹션에서는 한우를 바로 굽고, 라이브 스테이션에서는 치즈를 녹여 한우 메뉴를 완성한다. 고객이 접시를 들고 음식을 담아오는 뷔페의 익숙한 장면 속에서도 곳곳에서 셰프가 직접 만든 메뉴를 건네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음식을 고르는 재미만 있는 곳이 아니라 기다리고, 구경하고, 받아드는 재미까지 남는 공간이다.
온테이블 해산물 코너.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제공 킹크랩, 대게, 랍스터까지… 시푸드도 원물로 승부
시푸드 섹션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킹크랩, 대게, 랍스터 구이가 한자리에 놓이고 문어와 가리비 등 해산물 메뉴도 함께 준비돼 있다. 호텔 뷔페에서 해산물은 차이가 가장 빨리 드러나는 코너다. 크기나 신선도, 손질 상태가 조금만 아쉬워도 금세 티가 나기 때문이다.
온테이블의 시푸드 섹션은 양을 많이 늘어놓기보다 원물 자체가 먼저 보이게 했다. 껍질을 깬 뒤 살을 발라 먹는 갑각류부터 구이로 나온 랍스터, 쫄깃한 문어와 가리비까지 한 접시에 담으면 이 코너가 왜 힘을 받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여러 해산물을 조금씩 비교해 먹을 수 있는 뷔페의 장점도 잘 살아난다.
특히 킹크랩과 대게, 랍스터가 함께 놓인 장면은 가족 모임이나 기념일 식사에서 반응이 좋을 만했다. 메뉴판을 보고 하나씩 주문하는 레스토랑과 달리, 원하는 해산물을 직접 고르고 조합해 먹을 수 있다는 점도 호텔 뷔페다운 즐거움이다. 온테이블은 이 코너에서도 ‘좋은 재료가 제대로 놓여 있다’는 인상을 남긴다.
온테이블 스테이크 코너.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제공 세대별 취향 고려한 디저트
식사의 마지막은 디저트 섹션이 잡아준다. 생망고 디저트와 홀케이크, 크렘브륄레, 크로플, 마카롱, 초콜릿 등이 준비돼 있고,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5종에 9종의 토핑을 더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 스테이션도 운영된다.
디저트 코너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모임에서 특히 존재감이 크다. 어른들은 커피와 함께 케이크나 크렘브륄레를 고르고, 아이들은 아이스크림과 토핑 앞에서 한참을 머문다. 식사가 끝난 뒤에도 테이블 분위기가 한 번 더 밝아진다.
기념일 식사에서도 디저트는 마지막 인상을 좌우한다. 온테이블은 케이크류와 아이스크림, 손쉽게 집어 먹을 수 있는 페이스트리까지 폭넓게 갖춰 세대별 취향을 크게 타지 않는다. 한우와 스시, 해산물로 식사를 채운 뒤에도 마무리가 허전하지 않다.
서비스도 일반적인 뷔페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고객이 접시를 들고 음식을 가지러 가기도 하지만 중간중간 테이블로 직접 내오는 메뉴가 있다. 뷔페의 자유로움에 자리에 앉아 받는 식사의 여유가 더해진다.
방문 당시에는 웰컴 드링크로 블루 레몬에이드 칵테일 ‘블루 스프링 글로우’가 제공됐다. 시그니처 디시로는 소흥주의 향을 더한 통 전복찜이 테이블로 나왔다. 직접 음식을 고르러 다니는 사이 자리에 앉아 받는 한 접시가 들어오니 식사의 흐름이 한결 정돈됐다. 계절에 따라 메뉴가 달라지는 만큼 다시 찾았을 때 다른 접시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를 남긴다.
온테이블 전경.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제공 온테이블은 음식뿐 아니라 공간도 모임에 잘 맞는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에 좌석 간격이 비교적 여유롭고 음식 동선이 복잡하지 않다. 호텔 뷔페 특유의 활기는 있으면서도 식사와 대화를 함께 이어가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다.
가족 모임이나 기념일 식사에서는 이런 점이 꽤 중요하다. 뷔페는 자칫 각자 음식을 가지러 흩어졌다 돌아오는 식사가 되기 쉬운데, 온테이블은 주요 코너가 분명해 움직임이 산만하지 않았다.
프라이빗 다이닝 룸 2개도 갖췄다. 최대 24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 돌잔치, 생일, 상견례, 기업 회식, 임원 미팅 등 여러 목적의 식사 자리에 활용할 수 있다. 호텔 뷔페를 모임 장소로 고를 때 음식만큼 중요한 것이 공간의 안정감인데 온테이블은 그 부분에서도 쓰임새가 넓어 보였다.
5월 가정의 달을 겨냥한 가족 혜택도 있었다. 파르나스 리워즈 회원이 성인 2인 식사 시 12세 미만 어린이 1인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보통 미취학 아동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은 혜택을 초등학생까지 넓힌 점이 눈에 띈다.
어린이 고객을 위한 세심한 준비도 있었다. 어린이 식기와 미식 스탬프 패스포트, 스케치북, 무독성 크레용 세트 등이 제공된다.
단체 고객을 위한 혜택도 있다고 한다. 20인 이상 이용하면 식사 20% 할인과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객실 1박 숙박권, 하우스 와인 2병을 제공한다. 10인 이상 이용 고객에게는 온테이블 2인 식사권과 와인 무제한 이용 3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부모님을 위한 ‘프리미엄 다이닝 & 스파’ 패키지도 운영 중이다. 온테이블 2인 식사와 호텔 2층 인스파 2인 스파 이용권, 스페셜 케이크로 짜였다. 가격은 주중 점심 45만 원, 주중 저녁 및 주말 50만 원이다. 식사와 스파, 케이크가 함께 들어가 있어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자리로도 활용할 만하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재료의 정직함이 뷔페의 본질”
호텔 뷔페를 고르는 기준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메뉴가 얼마나 많은지, 어느 호텔 브랜드인지가 먼저 보였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 기억에 남는 한 접시가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한우가 어떤 상태로 나오는지, 스시는 바로 쥐어주는지, 해산물은 신선한지, 아이와 함께 가도 편한지, 모임을 해도 대화가 가능한 분위기인지까지 함께 따진다.
외식비 부담이 커진 만큼 고객들도 한 번의 식사에서 더 분명한 만족을 원한다. 단순히 비싼 호텔 뷔페가 아니라 왜 그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지 납득할 만한 요소가 필요하다. 온테이블은 원물과 즉석 조리에서 비싼 가격을 설득한다.
맹민호 온테이블 주방장은 “뷔페의 본질은 결국 재료의 정직함에 있다”면서 “스시 오마카세와 한우 그릴처럼 각 섹션의 전문성을 파인다이닝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셰프의 즉석 조리를 통해 완성되는 미식의 순간을 고객의 테이블에 그대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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