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리스크 완화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잦아들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목표주가를 대폭 끌어올린 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이익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판단이다.
7일 SK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0만 원,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00만 원으로 상향했다. 미국·이란 전쟁 가능성으로 높아졌던 경기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반도체 업종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할인 요인이 줄어들었다는 판단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경기 우려를 반영해 하향했던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이전 수준으로 상향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2025년 이후 PER 상단 수준인 13배, 10배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실적 눈높이도 높였다. SK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3% 높인 338조 원으로 제시했고, SK하이닉스는 4% 상향한 262조 원으로 전망했다.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삼성전자 494조 원, SK하이닉스 376조 원으로 각각 18%, 15% 높였다.
한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업황이 단순한 경기 민감 산업(시클리컬)을 넘어 AI 인프라 핵심 부품으로 위상이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객사들과 3~5년 단위 장기공급계약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의 폭발적인 상승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구속력 높은 장기공급계약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계약은 메모리 시장의 ‘듀얼 마켓화’를 통해 고객·시장·조건별 차등 구조를 만들고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AI 시대는 메모리에 새로운 이익 프레임(Earnings frame)을 제공하고 있다”며 “수요의 성격과 메모리의 산업 내 위상이 달라졌다면 가치평가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메모리 업종은 업황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산업으로 평가받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 중심의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장기 계약 구조 정착으로 실적 안정성이 높아질 경우 글로벌 AI 기업들과 유사한 PER 기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과거처럼 시클리컬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비교 대상이 마이크론 정도에 그치지만, 이제는 AI 산업 내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봐야 한다”며 “글로벌 AI 관련주 가운데 최상위 수준의 수익성과 구조적 실적 안정성을 감안하면 한국 메모리 업종의 재평가는 아직 초입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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