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사업장에 재생 봉투 20만 장 공급하며 수급난 돌파
HD현대오일뱅크와 손잡고 폐비닐 열분해 통한 순환 구조
수도권 넘어 지방 거점까지 수집망 확대
365 리사이클 노하우 집약
단순 캠페인 넘어 경영 실무로 안착
현대백화점 비닐 투 비닐 활동. 현대백화점 제공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공급망 불안이 유통업계의 당면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구축한 폐비닐 선순환 체계인 비닐 투 비닐(Vinyl to Vinyl)이 경영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단순한 환경 보호 구호를 넘어 위기 상황에서 자원을 스스로 확보하는 자급자족형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년 4개월간 재생산 과정을 거쳐 비축해 온 100L 규격의 재생 비닐봉투 20만 장을 전국 19개 주요 점포에 배포해 사용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이번에 공급된 물량은 압구정본점을 포함한 백화점 13곳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 아울렛 6곳에서 약 3개월간 소비할 수 있는 규모다. 최근 원료가 상승과 수급 불균형으로 비닐 확보가 불투명해진 시장 상황에서, 이 같은 자체 조달 체계는 현장의 운영 부담을 더는 핵심 자산이 됐다.
해당 시스템은 2024년 6월 현대백화점과 HD현대오일뱅크의 협업으로 첫발을 뗐다. 현대백화점이 영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비닐을 1톤 단위로 수거해 압축 전달하면, HD현대오일뱅크가 이를 열분해 공정을 통해 다시 원료화하여 새 봉투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기획 단계에서는 ESG 경영의 일환이었으나, 원자재 수급 대란을 기점으로 경영 리스크를 상쇄하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닐 소각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재활용의 핵심인 분리배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공정을 운영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용 상승은 물론 공급망 자체가 불안정한 현시점에서 비닐 투 비닐 체계가 자원 확보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은 이 프로세스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폐비닐 수집 거점을 전국으로 넓힐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 위주로 운영 중인 수집망을 지방 점포까지 전면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장의 분리배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입점 브랜드 협력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참여 프로그램도 병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2021년부터 축적해 온 자원순환 경영 노하우가 밑거름이 됐다. 대표적인 고객 참여형 캠페인인 365 리사이클은 의류, IT 기기, 플라스틱 등 다양한 품목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참여 인원만 43만 명에 육박한다. 회사 측은 연내 누적 참여자가 5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꾸준한 자원순환 활동으로 다져온 환경 경영 기틀이 비상시 자원 조달이라는 실무적 실익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향후에도 외형적인 이미지 구축에 치중하기보다 진정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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