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사업 압구정5구역 수주전, DL vs 현대 ‘총력전’… 브랜드냐 조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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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한양아파트.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압구정5구역 시공사 선정이 오는 5월 30일 총회를 앞두고 막판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수주전은 DL이앤씨와 현대건설 간 2파전으로 압축된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490 일대 한양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하 5층~지상 최고 60층대,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한강변 핵심 입지와 상징성을 고려할 때 압구정 일대에서도 핵심 사업지로 꼽힌다.

이번 수주전에서 DL이앤씨는 ‘아크로 압구정’을 단지명으로 제안하며 파격적인 조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DL이앤씨는 3.3㎡당 1139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해 조합 예정가(1240만원) 대비 약 100만원 낮췄고 총 공사비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금융 조건도 공격적이다. 이주비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50%를 적용해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수준까지 자금 지원을 제시했고 분담금 납부를 최대 7년까지 유예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여기에 확정공사비와 물가 인상 부담 ‘제로’를 제시해 향후 추가 비용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책임준공 확약서 제출과 공사기간 57개월 제안도 사업 안정성을 강조하는 요소로 꼽힌다.

또한 상가 수입을 세대당 약 6억6000만원 수준으로 제시하는 등 조합원 체감 수익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했다. 업계에서는 “분담금과 사업 리스크를 동시에 낮춘 실리형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제안하며 브랜드와 미래 비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기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 대신 ‘압구정 현대’ 명칭을 선택한 점이 눈에 띈다. 1976년 준공 이후 50년 가까이 국내 최고 부촌 상징으로 자리 잡은 ‘압구정 현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계승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현재까지도 초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상징적 단지로, 지난해에는 전용 245㎡가 165억원에 거래되며 서울 아파트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이 같은 브랜드 자산을 극대화해 압구정 전역을 하나의 ‘압구정 현대 타운’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압구정2·3·5구역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는 통합 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17개 금융사와 협력해 해당 구역을 아우르는 금융 지원 체계도 구축한 상태다.

상품과 기술 측면에서는 미래형 주거 비전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해 자율주행 로봇과 무인 셔틀 등 첨단 기술을 단지 전반에 적용하는 ‘로봇 친화형 단지’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배송·주차·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 로보틱스 시스템을 도입해 입주민의 생활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또 전 세대 한강 조망, 3면 개방형 구조, 높은 층고 설계 등을 통해 공간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순환형 커뮤니티와 대형 복합시설을 통해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을 두고 “실리와 상징성, 조건과 비전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전형적인 재건축 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DL이앤씨가 분담금과 금융 조건을 앞세운 실리 전략을 택한 반면, 현대건설은 브랜드와 미래 가치, 기술력을 결합한 차별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압구정5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5월 30일 열릴 예정으로 결과에 따라 강남 재건축 시장은 물론 대형 건설사 간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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