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2000원 시대… 카드-보험사 ‘민생 할인’ 경쟁

  • 동아일보

[Money&Life]금융권 ‘현금성 지원’ 쏟아내
농협 리터당 200원 캐시백 히트… 타 카드사는 ‘연회비 환급’ 맞불
주유 금액 5% 추가 할인 제공도… 지난달 주유 카드 신청 14.9% ↑
2-5부제 참여하면 보험료 할인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휘발유 가격이 L당 2000원을 넘나들자 농협카드는 카드 업계에서 가장 먼저 L당 200원(최대 1만 원)을 되돌려주는 카드 이벤트를 시작했다. 이 혜택은 전국 717곳의 농협주유소(NH-OIL)에서 5만 원 이상 주유하는 고객에게 제공했다. 주유 할인 카드를 보유하지 않아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카드 업계에서는 농협카드가 일찍이 해당 이벤트를 실시하자 놀라는 분위기였다. 고객들이 주유하면 할수록 카드사의 순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이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직원은 “개별 카드사가 의사결정할 수 있는 수준의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업계 카드사라면 모회사, 은행계 카드사라면 은행이나 금융지주의 확인을 받아야 할 정도로 손실을 감수해야 할 큰 의사결정이라는 뜻이다. 실제 농협은행은 유류비 캐시백을 위해 5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해당 이벤트는 예산 소진으로 4월 10일 종료했고 현재는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건당 3만 원 이상 결제 시 L당 50원을 최대 1만 원까지 돌려주는 혜택(5월 말까지)을 제공하고 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해 국내 기름값이 L당 2000원을 넘어서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아껴주는 ‘주유 특화 카드’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카드사부터 캐피털사, 보험회사 등은 연회비 환급부터 대출 상환 유예, 보험료 할인까지 고유가 부담을 줄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카드사, 연회비 환급에 L당 50원 추가 할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허성국 씨(40)는 “주유비가 걱정되던 차에 카드사들이 이 같은 이벤트를 실시해 그동안 갖고 있지 않았던 주유 특화 카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본격적인 고유가 부담 완화 정책을 내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4∼5월에 한정해 주유비, 교통비에 대한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은 공통으로 ‘주유 특화 카드’에 대한 연회비(1만2000∼3만5000원 상당)를 환급해 주기로 했다. 신규 회원 또는 6개월 휴면 회원이 대상 카드를 발급하면 연회비를 100% 돌려주는 것이다.

나아가 주유 특화 카드가 기존에 제공하던 혜택에 더해 최대 L당 50원 또는 주유 금액의 5% 추가 할인을 제공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KB국민카드는 K-패스 환급금의 30%를 추가 지원(5만 명 추첨)하기로 했다. 국민카드는 주유 및 대중교통을 10만 원 이상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주유상품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대상 카드로 20만 원 이상 주유 시 GS칼텍스 5000원 주유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주간 ‘주유할인 카드’ 키워드 검색량은 3월 둘째 주(9∼15일) 기준 100으로 미국과 이란의 전쟁 발발 전후인 2월 넷째 주(2월 23일∼3월 1일) 검색량(49)의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4월 둘째 주(4월 6∼12일)는 99로 여전히 높았다.

주유 할인 카드 신청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토스 앱과 토스 카드 라운지(웹)의 카드 신청 데이터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대표 주유 카드 9종의 신청 건수는 전월 대비 14.9% 증가했다. 하루 평균 신청 건수 또한 전월 대비 3.8% 불어났다. 토스 관계자는 “유가 변동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주유 혜택이 핵심인 카드에만 신청이 늘어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캐피털업계도 화물운송업계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화물차 할부금융 원금 상환을 최대 3개월간 유예하기로 했다. 2.5t 이상인 화물차에 대한 할부금융상품이 대상이다. 이용자는 신청 기간 내 거래 중인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고객센터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여신금융업계는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대상자를 약 5만 명(취급 잔액 약 4조 원)으로 보고 있다.

2·5부제 참여 車 보험료 할인

보험업계에서는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자동차 보험료 할인을 내세우고 있다.

차 보험 상품을 제공하는 손해보험회사를 중심으로 차량 공공기관 2부제, 공영주차장 5부제, 민간 자율 5부제 시행 등에 기반한 할인 특약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 주행거리나 대중교통 이용 실적을 기반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마일리지 특약과 대중교통 특약 외에 별도 특약을 만든다는 뜻이다. 이른바 2·5부제를 통해 주행거리와 사고율이 줄어든 점을 반영한다는 취지다.

손보업계가 최근 보험료를 인상(1.3∼1.4%)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할인은 사실상 1%대 초반인 인상분을 일부 되돌리는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1년에 1만∼2만 원가량의 보험료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자의 2·5부제 준수 여부를 확인하려면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특약 신설을 위한 상품 설계와 약관 시행, 시스템 반영까지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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