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패션 심장부 가보니
무신사 시부야, MZ서 60대까지 줄… “관심있던 옷 입어볼 기회” 문전성시
LG생건-신세계인터 팝업 등도 인기
‘체험 마케팅’ K브랜드 영향력 확산
16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무신사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무신사 제공.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팝업스토어(임시 매장) 정보를 보고 달려왔어요. 평소 눈여겨보던 한국 브랜드 옷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기회잖아요.”
16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한 3층짜리 건물 전체를 사용한 무신사의 팝업스토어를 찾은 이시야마 아야 씨(28)는 진열된 제품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평일 오전임에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부터 60대까지 몰려들며 긴 줄이 생겼다. 나나코 니시무라 씨(60)도 “K드라마와 K팝을 계기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찾아왔다”고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주말에는 하루 5000명 넘게 방문한다”면서 “사전 예약을 해야 입장할 수 있음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10일 개장한 이래 19일까지 누적 방문객이 약 4만500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K뷰티와 패션 브랜드들이 ‘팝업 DNA’를 앞세워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입어보고, 바르고, 즐기는’ 소비 경험 자체를 전파하는 전략을 앞세워 K브랜드의 영향력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모습이다.
15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 LG생활건강 ‘힌스’ 팝업스토어가 방문객으로 붐비고 있다. 도쿄=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K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일본 곳곳에서 확인됐다. 15일 찾은 도쿄 하라주쿠의 일본 최대 뷰티 전문 플랫폼 앳코스메 도쿄에는 LG생활건강의 ‘힌스’ 팝업스토어가 큼지막하게 설치됐다. 소비자들은 립과 쿠션 제품을 번갈아 발라보며 색감을 확인했고, 마음에 드는 제품은 곧장 구매해 갔다. 앳코스메 직원은 “K뷰티 브랜드를 체험하려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앳코스메 매장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의 티르티르, 조선미녀, 아모레퍼시픽의 에스트라가 뷰티 카테고리별 1∼3위 제품으로 소개돼 있었다.
앞서 국내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 레페리는 명품이 밀집한 오모테산도에서 아마존과 함께 K뷰티 셀렉트스토어를 개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의 ‘비디비치’ 등 11개 브랜드의 제품이 소개됐다. 특히 1000명 이상의 한일 크리에이터가 참여해 제품 리뷰 콘텐츠를 제작하고 SNS로 확산시키는 방식이 결합됐다.
K브랜드들이 일본에서 앞다퉈 팝업 진출에 나선 것은 현지 소비자 특성과 유통 구조를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 소비 시장이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에 따르면 2024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전자상거래 침투율은 9.8%에 그친다. 일본 소비자들은 제품을 직접 보고, 만져보고, 경험한 뒤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소비 방식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물건을 소유하는 ‘모노 소비’에서 체험이나 경험을 중시하는 ‘고토(コト)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팝업스토어는 브랜드를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떠올랐다. 특히 패션과 뷰티는 직접 체험이 중요한 만큼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용민 KOTRA 일본지역본부장은 “K콘텐츠를 기반으로 팝업과 같은 체험형 마케팅을 통해 구매로 연결하는 구조가 일본 시장 진입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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