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서 소음진동 안 느껴져
인상적인 뱅앤올룹슨 사운드
빠른 예열과 편한 승차감 탁월
7km/L대 낮은 공인연비 아쉬워
2026년형 제네시스 GV80의 외관. 제네시스 제공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통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GV80은 지난해 국내에서 3만2397대가 팔렸다. 내수 기준 제네시스 포함 현대자동차 전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의 10% 수준이니 적은 숫자가 아니다. ‘럭셔리’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가 ‘희귀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GV80은 ‘많이 팔리는 럭셔리’라는 특이한 지위에 있는 차다. 많이 팔리는 차를 럭셔리하게 만드는 요인은 뭘까. GV80을 최근 시승했다. ● 잘 팔리는 럭셔리
GV80이 대형 SUV이지만 최근 팰리세이드 등 큰 차를 몇 번 시승하고 나니 차 체급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안에 들어가면 ‘넓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개인적으로 운전할 때 허리를 세우고 의자를 앞으로 당겨 앉는 자세를 선호하는데, 그렇게 하면 운전석 바로 뒤에 앉은 사람은 무릎과 앞좌석 등받이 사이의 거리가 상당할 정도로 남게 된다.
시승차는 3.5L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큰 엔진인데 시동을 걸어도 실내서 느껴지는 시동음은 매우 작다. 예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동을 걸어도 차가 떨린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고급 차인 만큼 소음진동(NVH)을 줄이는 데 많이 신경 쓴 듯하다. 속도를 높일 때 엔진 회전수(RPM)가 2000 정도까지 올라가도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이다.
냉각수 온도가 매우 빨리 올라간다는 점도 특이했다. 예열에 다소 예민하다 보니 시동을 켜고 냉각수 온도계를 유심히 확인하는 편인데, 시동을 켠 지 1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냉각수 온도가 4분의 1이나 올라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진 날 가장 추운 새벽 시간대였다. 내연기관 차량인 만큼 예열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의도로 보이는데, 환경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승차감과 출력은 모두 무난했다. 도로 노면이 아예 느껴지지 않는 수준은 아니지만, 매우 부드러워 불편하거나 이질감이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평소 자주 다니는 길에 있는 다소 날카롭고 높은 방지턱을 넘을 때도 한두 번 출렁하고 끝이다. 턱 하고 걸리는 느낌은 없었다.
가속력이나 반응 속도도 2t이 넘는 차의 무게를 생각하면 빠르고 경쾌하다. 문제는 ‘상대적 체감’인데, 바로 직전 시승했던 차량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인 점이 문제였다. 똑같이 2t이 넘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차가 출발할 때 대부분 전기모터가 차를 가속시킨다. 이 반응 속도나 가속력이 무척 빠르다 보니 GV80의 가속력 등이 상대적으로 답답하게 느껴진 것이다.
● 만지고 싶은 실내, 아쉬운 연비
2026년형 제네시스 GV80의 실내 디자인. 운전대의 가죽 질감이 손에 착 붙는 느낌이 들고, 천장이나 대시보드 등을 감싼 소재 역시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GV80의 지난해 판매량은 약 3만2400대로 현대차 전체 SUV 10대 중 1대에 해당된다. 제네시스 제공실내 편의시설은 과분한 수준이다. 실내에 진심인 한국 자동차 브랜드, 그중에서도 가장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다. 눈길이 닿고 손이 닿는 모든 곳이 고급스럽다. 천장과 A필러 등에 모두 적용된 스웨이드 질감도 기분 좋게 부들부들해서 계속 손이 갔다. 운전대의 가죽도 손에 착 붙어 감긴다. 운전대의 굵기가 다소 굵어 손이 작은 여성들에겐 부담스럽겠다 싶지만 가죽 질이 워낙 좋아 손이 미끄러질 염려는 없을 듯하다.
운전석 앞 계기판부터 센터 콘솔 위쪽까지 하나로 연결된 27인치 대형 화면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뱅앤올룹슨 스피커가 들려주는 풍성한 사운드도 출퇴근길 막히는 도로의 지겨움을 크게 덜어줄 수 있겠다.
아쉬웠던 점은 동그란 기어 노브 위에 위치한 통합 컨트롤러다. 센터 콘솔 화면을 조작할 수 있게 해 주는데, 화면이 터치스크린인 만큼 시승 내내 한 번도 손이 가지 않았다. 두 개 모양이 똑같아서 헷갈릴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신모델에는 운전대 쪽에 칼럼식 기어 레버로 바꾸거나, 컨트롤러를 아예 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연료소비효율(연비). 공식 복합연비는 L당 7km 수준이고, 실제 주행하면서 트립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10km 정도였다. 특히 국산 브랜드에 어느 하나 모자람 없는 차를 바라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생각하면 고급 차임에도 시대에 맞지 않는 연비는 아쉽다. 동시에 제네시스가 조만간 출시할 예정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어떤 성능에 어떤 연비를 보여줄지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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