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 패러다임으로 재편… 판을 뒤집는 혁신 필요”

  • 동아일보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우리에게는 열린 마음으로 다름을 포용하고, 서로를 인정하며, 누구에게나 기회를 부여하는 하나만의 성공 DNA가 있다. 이를 토대로 내부의 탄탄한 기본기와 외부의 선진 역량을 융합해 우리만의 강력한 경쟁력을 만들어가야 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판을 바꾸는 혁신’을 강조했다. 함 회장은 “금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AI(인공지능)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물론 금융산업 내부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은행 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자본시장 상품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부동산 등 안전자산 중심의 운용으로 이뤄낸 성과보다는 실물경제와 혁신산업의 성장에 직접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금융이 좋은 자금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은행의 위기’를 언급하며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함 회장은 “은행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증권사가 있다고 한다. IRP(개인형퇴직연금) 계좌의 증권사로의 이탈은 이미 일상화됐다. IMA를 비롯한 새로운 상품의 등장도 더 이상 은행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함 회장은 “가계대출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고, 기업 대출과 투자 부문에서는 옥석 가리기를 위한 혜안이 필요하다”며 “그룹의 맏형으로서 충실하게 제 역할을 해 온 은행의 위기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생산적 금융과 자산관리 역량을 주문했다. 함 회장은 “지난날의 성과와 막대한 규모가 내일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며 “머니무브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자산관리 역량의 확보와 생산적 금융 추진을 위한 최적의 전문 조직으로의 전환, IB, 기업금융 등 심사,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와 관련 프로세스의 재설계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가 한층 엄격해져 모든 업무에서 소비자 보호 관점으로 재해석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소득, 정보, 자산, 디지털 격차가 금융 접근성의 장벽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이 일부 계층만을 위한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 또한 심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불신은 단발성 사회공헌 활동만으로는 해소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내부통제를 고도화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불완전판매 근절, 보이스피싱 선제 대응 등 사전 예방적 소비자 보호 체계의 강화와 개혁 수준의 내부통제 고도화가 필요하다”며 “‘하나’만의 맞춤형 금융지원으로 취약계층에 금융의 기회를 확대하고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해 사회 균형성장에도 이바지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비은행 부문에 대해 함 회장은 빠른 성과로 이어지는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구가 작고 힘이 부족하다면 남들보다 더욱 민첩하고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 생존의 이치”라며 “조직 내 만연한 무관심과 무사안일한 태도를 타파하고 지금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절실하고 절박한 각오로 다가오는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등과 관련해 함 회장은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디지털 금융의 패러다임이 재편되는 지금, 우리는 주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참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새로운 룰을 만들고 시장을 선도하는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일하는 방식과 전략의 대전환이 필요한 이유”라고 언급했다.

특히 함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의 안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코인 발행 및 준비금 관리, 안전한 보안 체계를 확립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해 코인 유통망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AI 기술 연계 및 통화, 외환 관련 정부 정책 공조를 통해 코인의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완결된 생태계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하나금융은 본사를 인천 청라로 이전한다. 함 회장은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혁신하는 총체적인 변화, 대전환의 출발점”이라며 “새로운 공간에서 우리의 역량을 재정비하고 낡은 관행을 탈피해 더 나은 문화를 만들어간다면 하나금융이 디지털 금융을 주도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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