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간 3대째 이어온 ‘변하지 않는 맛’ 철학

  • 동아일보

망향비빔국수
1968년 망향상회 시절 맛 유지
군 봉사-지역 특산물 사용 고집

경기 연천군에 위치한 망향비빔국수 본점 전경. 망향비빔국수 제공
경기 연천군에 위치한 망향비빔국수 본점 전경. 망향비빔국수 제공
변하지 않는 맛으로 반세기를 이어온 기업이 있다. 지역사회와 꾸준히 동반 성장하며 진정한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는 망향비빔국수가 그 주인공이다.

경기 연천군 청산면에 본사를 둔 망향비빔국수는 1968년 망향상회로 출발했다. 창업자 한정숙 여사가 남편을 위해 채소 발효액인 ‘야채수’로 비빔국수를 만들어 주던 것을 인근 군인들에게 나눠주면서 시작된 이 작은 국숫집은 이제 전국 6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했다. BTS 멤버들이 복무 중 방문했고 영화 ‘강철비’ 촬영지로도 알려지며 명실상부한 국수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최종오 대표와 부인 엄정자 씨.
최종오 대표와 부인 엄정자 씨.


최종오 대표는 어머니가 만든 레시피를 58년간 한 치의 변화 없이 고수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고객 입맛이 변해도 꾸준히 사랑해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는 확고한 신념이 담겨 있다. 90세의 한 여사와 아들, 손자까지 3대가 함께 망향을 일구며 변함없는 맛으로 본질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망향비빔국수의 야채수와 김치는 전통 방식 그대로 10가지 신선한 채소와 암반수를 사용한다. HACCP 인증을 받은 자체 공장에서 엄격한 위생 관리와 연구를 거쳐 생산되며 50년 전통 기법 바탕에 유산균 함유량을 높여 건강까지 챙겼다. 특히 고랭지 배추를 오랜 기간 숙성시킨 백김치는 망향만의 특별한 맛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다. 최 대표가 강조하는 또 다른 가치는 ‘섬김’이다. 전방에 위치한 연천 지역 특성상 군부대와 뗄 수 없는 인연을 맺어온 망향비빔국수는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인 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일부 세력의 과도한 비판으로 군 사기가 저하되는 것을 목격하며 내가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는 최 대표는 2014년 ‘윤 일병 사건’ 당시에도 같은 마음으로 장병들 곁을 지켰다.

제28보병사단 해체 이후에는 제5보병사단 예하 신병교육대 위주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28사단 완전작전 기념 체육대회를 찾아 격려의 뜻을 전했다. “창설 이후 72년간 장병들의 노고를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는 그의 바람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신념을 갖고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 장병들에게 무료로 국수를 제공하는 것은 반세기 넘게 이어온 망향의 전통이다. 5사단 신병교육대를 거쳐 간 수만 명의 장병을 가족처럼 여기며 한결같이 섬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망향비빔국수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연천 지역 특산물만을 납품받되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며 지역 농가를 지원한다. 청산면에서 나는 오이, 고추 등 높은 품질 신뢰도를 가진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이른바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 경영으로 연천군 지역 농가 수익에 기여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한 기업으로 인해 지역 인프라가 형성되고 주변 환경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고객과 지역사회, 군부대와 상생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망향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반세기 전통을 이어온 변함없는 맛, 그 속에 담긴 섬김과 헌신의 정신이 오늘도 국수 한 그릇에 고스란히 녹아든다. 망향비빔국수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지역과 함께 걸어온 역사이자 앞으로도 계속될 동행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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