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대기업 협상 성공하려면… 협상자가 ‘문제해결자’ 돼야

  • 동아일보

대리인 문제와 이해관계 불일치
복잡한 협상의 주요 실패 원인
지속적 협의 체계로 해법 찾아야

대기업에서 복잡한 협상이 종종 실패하는 이유는 협상자의 경험이나 능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다. 오히려 ‘대리인 문제’와 ‘이해관계 정렬’이라는 두 가지 구조적 과제 탓인 경우가 많다.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Korea 1-2월호에 실린 글로벌 컨설팅사 ‘밴티지 파트너스’의 분석 아티클에 따르면 대리인 문제는 협상가가 조직을 대신해 행동하지만 그들의 인센티브와 위험 감내 수준이 기업 전체의 이해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영업 협상가들은 높은 보너스나 커미션을 위해 어떤 거래든 성사시키는 것이 낫다고 느낄 수 있다. 또한 수십 개 공급업체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구매 담당자들은 더 나은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시간을 들여 협상하기보다는 빠르게 마무리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거래가 복잡해질수록 ‘이해관계 정렬’ 문제도 협상의 어려움을 더욱 키운다. 여러 제품과 지역, 기능이 걸린 복합적 거래에서는 각 이해관계자가 가격, 리스크, 일정 등 자신이 우선순위로 두는 요소를 보호하려 한다. 예를 들어 영업총괄은 가격과 매출에,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마감 시한에, 법무팀은 리스크 최소화에 각각 집중한다.

따라서 이처럼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대외 협상에 앞서 내부 협상부터 필요하다. 사전 합의를 끌어내려면 모든 이해관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보수적인 최소한의 기준에 동의해야 한다. 상대방이 사전 승인된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협상자는 각 이해관계자가 어떤 양보를 할 수 있는지를 두고 내부 논의를 다시 열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협상 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 나은 방법은 이해관계자끼리 지속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즉, 협상자가 상대방과 대화하며 파악한 내용을 이해관계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동시에 이해관계자들의 필요와 제약 조건을 탐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제품을 납품, 판매한 후 계속 기술 지원을 해야 하는 거래를 생각해 보자. 기존 방식이라면 최소 결제 조건과 별개로 가격을 고정하고, 기술 지원 수준도 사전에 확정해 두려 할 것이다.

하지만 더 나은 방식은 협상자가 절충 여지를 폭넓게 탐색할 수 있도록 초기부터 이해관계자들과 조율할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협상자는 사업부 리더들과 함께 다양한 물량과 납기 일정이 재고 회전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할 수 있다. 재무팀과는 자산 효율성이 개선된다면 다소 불리한 결제 조건을 수용할 명분이 생기는지 논의할 수 있다. 서비스 운영팀과는 납기 일정에 맞추려면 서비스 용량 증설이 필요한지, 그렇다면 그 비용이 얼마인지 검토할 수 있다.

협상을 제약하는 구조인 협상가-대리인 모델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협상자의 역할을 문제 해결자로 재정의하고, 사전에 정해진 합의안을 따르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협의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일상적인 사안은 더 빠르게 처리하고, 중요한 거래에서는 더 가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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