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갤러리아부터 반도체·로봇까지’ 3남 김동선 사업 분리… “반도체 사업 전면에”

  • 동아경제
  • 입력 2026년 1월 14일 17시 43분


방산·에너지·금융 이어 반도체 사업 확장 흐름
반도체 사이클 타고 전망 긍정적
3남 김동선, 한화비전·쎄미텍·로보틱스·모멘텀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한화가 인적분할을 통해 유통·서비스부터 로봇, 반도체 장비까지 아우르는 사업 축을 따로 세우며 3남 김동선 부사장의 사업 영역을 구조적으로 분리했다. 방산·에너지 중심의 존속회사와 달리, 신설되는 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에는 갤러리아와 호텔앤드리조트, 로보틱스, 자동화, 반도체 장비 계열이 집중 배치됐다.

한화는 1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사를 단순·인적분할하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분할 이후 존속회사인 한화는 방산·조선·해양·에너지·금융 등 그룹의 핵심 중추 산업을 담당하고 신설회사는 유통·호텔·로보틱스·기계·보안장비 등 비교적 독립성이 높은 사업군을 묶어 관리하는 지주회사 역할을 맡는다.

현재 한화는 방산·우주항공, 조선·해양, 에너지·케미칼, 금융, 테크, 라이프 등 6개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조선·에너지 부문을,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 부문을, 3남 김동선 부사장은 테크와 라이프 부문을 각각 맡아왔다.

이번 인적분할로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사는 모두 신설 지주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아래로 편입된다. 김 부사장이 관여해온 사업군이 하나로 모이게 된다.

한화는 공식적으로 이번 분할이 사업 전문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분할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이 오너 일가의 경영 역할 구도와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신설 지주회사에 편제된 계열사 상당수가 김동선 부사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온 사업들과 겹친다는 점에서다.

반도체 사이클 타고 ‘한화 반도체’ 전면에… 한화쎄미텍 해외 비중 80%
김동선 한화비전·쎄미텍·로보틱스·모멘텀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오른쪽)
김동선 한화비전·쎄미텍·로보틱스·모멘텀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오른쪽)
테크부문에서는 반도체 사이클 회복을 겨냥한 장비·자동화 전략이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한화는 이번 인적분할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한화세미텍을 중심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TC본더 장비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고 하이브리드 본더 등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장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메모리 고도화와 첨단 패키징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모멘텀과 한화로보틱스는 반도체 제조 공정과 연계 가능한 자동화·로봇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단일 장비 공급을 넘어 반도체 공정 자동화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제공이 목표다. 여기에 한화비전의 AI 기반 영상·센서 기술을 결합해 공정 모니터링, 품질 검사, 물류 자동화 등 산업용 솔루션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는 신설 지주사 체제 아래에서 로봇·자동화·반도체 장비·AI 기술을 ‘피지컬 AI’ 비전으로 묶어 203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제시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에 맞춰 장비·로봇·AI를 하나의 기술 축으로 통합해 키우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존속회사에 남는 방산·조선·에너지 사업은 그룹의 캐시카우이자 국가 기간산업 성격이 강한 분야로, 안정성과 장기 전략이 핵심인 영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성격이 다른 영역을 분리해 관리 효율성을 높이려는 구조”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오너 일가 각자의 역할이 보다 명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각자 경영이 가능한 구조를 먼저 만들어 놓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적분할 방식인 만큼 주주 구성은 동일하지만 각 회사가 독립적인 사업 전략과 의사결정 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한화 측은 이번 분할이 승계나 형제 독립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사업부문별 전문화와 책임경영 강화를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별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각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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