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규제 직후와 최근 40일 비교
신규 허가구역 노원 거래 117% 증가… 일부 단지는 호가 2억원 오른 곳도
성북-은평-구로도 실수요 매수 꿈틀
전문가 “공급확대 추가 대책 시급”
3930채 규모 재건축 추진 단지인 서울 노원구 미성·미륭·삼호3차. 이른바 ‘미미삼’이라 불리는 이곳은 최근 전용 59m² 호가가 11억 원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9억 원대에 거래되던 매물이다. 이 일대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에 11억 원에 전용 59m² 거래 약정서를 쓰고 토지거래허가를 받으려고 기다리는 상태”라며 “예전부터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던 매수자들이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최근 들어 노원, 성북 등을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 건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자들이 토지거래허가 등 규제에 적응하며 상대적으로 대출규제 영향이 덜하고 실수요 목적으로 매수하기 좋은 지역 위주로 거래가 다시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직방이 서울시 토지거래허가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0일부터 11월 28일까지 40일간 허가 건수는 5252건이었다. 이후 40일간(11월 29일∼2026년 1월 7일) 허가 건수는 5937건으로 직전 40일 대비 13.0% 증가했다.
특히 서울 외곽, ‘비(非)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허가 건수가 늘고 있다. 노원구는 지정 직후 284건에서 최근 40일간 615건으로 117% 증가했다. 이어 성북구(259건→392건·51%), 은평구(203건→313건·54%), 구로구(176건→312건·77%) 순이었다. 기존 허가구역이었던 용산구(199건→90건·―55%), 서초구(362건→164건·―55%), 강남구(484건→233건·―52%) 등에서는 허가 건수가 줄었다.
거래 때마다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하고, 무조건 실거주해야 하는 강력한 수요억제책에 수요자들이 적응하면서 대책 직후 급감했던 거래량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대출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10·15 대책으로 현재 주택 가격 15억 원 이하는 6억 원, 15억 원 초과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주택담보대출 상한선이 차등화돼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외곽은 아직 2021, 2022년 당시의 최고가보다는 가격이 낮은 아파트가 많다”며 “토지거래허가는 어쩔 수 없는 상수로 받아들이고 그나마 가격이 덜 오른 곳에서 매수하려는 수요가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시장 수요는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매물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가 집계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5만6375건으로, 10·15대책 발표 직전 7만4044건에 비해 약 23.8%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세입자가 있는 집은 전월세 계약이 끝날 때까지 집을 팔 수 없다. 이 때문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규제에 따른 수요 감소보다 매물 감소가 더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출규제나 실거주 의무 부여 등 수요억제책으로는 집값 안정에 한계가 있는 만큼 주택 공급 확대 등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김인만경제부동산연구소장은 “입주 물량이 줄어든 만큼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양도세 완화 등 세제 유도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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