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코퍼’ 올해 29% 상승… 국제 불확실성에 원자재 가격도 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11일 01시 40분


[위클리 리포트] 무섭게 질주하는 금-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랠리
美 관세 50%, 알루미늄 가격 강세… 中 전략무기로 삼은 희토류 수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알루미늄 가격은 8일(현지 시간) 기준 t당 2681.25달러로 연초 대비 9.1% 상승했다. 구리 선물 가격은 같은 기간 t당 4.026달러에서 5.1817달러로 28.7%나 올랐다.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세계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선행 지표 역할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고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과 기대감이 구리 가격에 선제적으로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올해는 미국의 관세가 구리 가격에 변수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관세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하자 관세가 붙기 전 거래하려는 수요가 늘며 프리미엄이 붙었고 구리 가격도 상승했다.

하지만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를 실제로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구리 값이 급락했다. 4월 첫 주에만 구리 선물 가격이 16.9% 하락했다.

이후 미국과 주요 국가들이 관세 협정을 마무리 지으며 불확실성이 줄어들었고,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부담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나서자 구리 값도 재차 상승했다.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영향이다. 이달 3일 이후 구리 선물 가격은 t당 5달러를 웃돌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 증가에 따라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구리 수요에 영향을 줬다. 데이터센터의 건설과 운영, 전력 공급 등 다방면에 구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가격도 2022년 5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이 철강과 함께 알루미늄에 50%의 품목 관세를 부과하며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중국이 생산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알루미늄 생산 상한(4500만 t) 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는 것도 공급에 영향을 줬다. 또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유럽 제련소의 가동 중단도 공급을 감소시켰다.

또 미중 갈등의 전선이 희토류로 넓혀진 여파로 희토류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채굴이 어려운 17개 원소를 의미하는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군사장비, 우주탐사 등 첨단산업에서 널리 쓰이는 광물이다.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중국은 수출 통제를 통해 미국의 제재에 반격했고, 트럼프 행정부도 희토류를 전략 자원으로 다루며 중요성이 커졌다. 미 국방부는 미국 희토류 생산업체 MP머티리얼스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고, 리튬 채굴 기업에 대한 투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희토류 등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은 3개월 수익률이 60.83%에 달하며 국내 상장된 주식형 ETF 중 3위의 수익률을 올렸다.

#글로벌 원자재#관세#알루미늄#구리#희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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