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세계 최초로 2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급 수준의 ‘18A’ 공정 양산에 돌입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차세대 초미세공정 경쟁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가운데, 인텔이 삼성전자와 TSMC를 제치고 2나노 시대의 문을 연 것이다.
인텔은 9일(현지 시간) 18A 공정을 적용한 인텔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노트북용 프로세서 ‘팬서 레이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팬서 레이크는 인텔의 미국 애리조나주 오코틸로 캠퍼스에 위치한 최신 생산 시설인 팹 52에서 생산된다. 인텔은 팬서 레이크 첫 제품을 올해 안에 출하하고, 내년 1월부터 시장에 순차 공급할 계획이다.
18A 공정은 약 1.8㎚ 수준의 미세 회로폭을 구현한 인텔의 최첨단 기술이다. 인텔은 18A 공정에 대해 “미국에서 개발되고 제조된 최초의 2nm급 노드(세대)”라며 “가장 진보된 반도체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회로가 미세할수록 반도체의 연산 효율이 높아지고 전력 소모가 줄어든다. 인텔은 18A 공정이 기존 세대 대비 와트당 성능을 최대 15% 높이고, 칩 밀도를 30% 개선했다고 밝혔다.
2nm 양산은 인텔이 세계 최초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는 3nm 공정을 양산 중이며, 두 회사 모두 올해 안으로 2나노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이후 18A(1.8㎚), 14A(1.4㎚) 등 초미세공정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이번 2nm 양산에 이어 수율과 고객 확보 능력까지 입증한다면, TSMC와 삼성전자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세대 공정인 2nm는 AI 반도체 등 고성능 칩에 적용되며, 향후 반도체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AI, 자율주행,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최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이를 제조하는 초미세 공정이 고객사들의 선택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SMC는 올해 2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71%로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