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린 투자 방식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연금저축펀드,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절세계좌를 활용해 미국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성장하는 미국 시장의 과실을 누릴 수 있고, 배당을 통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과세이연이나 비교적 낮은 세율 덕에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올해부터는 투자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부과하는 배당소득세 15%를 환급해준 뒤 나중에 원천징수하는 기존 방식이 환급 없이 배당에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연금저축과 IRP의 기존 세액공제, ISA의 ‘해지 시 분리과세’ 등의 혜택이 유지되기는 하나, 기존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고 과세이연 혜택을 잃게 되면서 복리 효과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 또 과세당국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기는 하지만 당장 올해부터 연금이 개시되는 배당투자자에겐 이중과세가 적용되는 문제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패시브 인컴’(수동적 소득) 투자자가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은 세 가지다. 우선 해외 ETF 직접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절세계좌보다 유동성이 높으면서 세금 면에서는 동일한 조건이다. 두 번째는 해외 배당 대신 해외 커버드콜·지수형·성장형 ETF 등으로 투자 종목을 바꾸는 것이다. 다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라는 목적은 일부 훼손될 수 있다. 7월부터 해외지수형 토털리턴(TR) ETF가 금지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배당을 직접 재투자해야 하는 것이 번거로운 점도 있지만, 매도까지 유보되던 배당소득세가 배당을 받을 때마다 적용된다는 것도 복리 효과를 제한한다. 마지막으로는 국내 배당 ETF 등으로 눈을 돌리는 전략이다. 정부의 국내 주식 투자 활성화 방침에 따라 절세계좌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면서 TR지수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복리 효과라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시장이 부진했던 만큼 유가증권시장의 배당수익률이 2.7% 안팎으로 매력도가 높다.
최근 정부가 주도해 온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관련 법인세 혜택 등 정책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위험자산 투자 한도 조정 등 관련 제도 개선은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현재 코스피 대비 2.6%포인트의 초과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IRP,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70%에서 100%로 상향하고 국내 주식 투자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식 등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은 투자자들이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금융사를 중심으로 한 ‘보텀업(상향식) 밸류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밸류업 공시를 비롯해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등 접근성이 높으면서 가시적인 주주 환원이 우선 추진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4000억 원)를 시작으로 KB금융 5200억 원, 신한금융 5000억 원, 우리금융 1500억 원 등 릴레이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뤄지면서 밸류업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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