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2025년 비트코인 전망
덩달아 주목받는 ‘알트코인’… 리플은 한 달 새 가격 5배까지 상승
이더리움 현물 ETF, 자금 유입 급증… “살아남는 건 소수, 투자 신중해야”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암호화폐)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더리움이나 리플 등 일부 알트코인은 비트코인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부 ‘묻지 마 상승’을 보이는 알트코인에 잘못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면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가상자산 가격 정보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리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가상자산 중 하나다. 미국 대선 전인 지난해 11월 초까지 개당 0.5달러에 불과했던 리플 가격은 지난해 12월 초까지 최대 2.7달러로 치솟았다. 한 달 새 5배 이상 뛰면서 시가총액도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3위까지 올랐다. 9일 기준으로는 2.3달러로 떨어지면서 시총 순위도 테더에 밀린 4위로 내려왔다.
리플은 저렴하게 국제 송금을 처리하기 위한 블록체인 기반 결제 네트워크를 표방하고 있는데, 최근의 급등에는 트럼프 정부의 대표적인 수혜 자산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리플의 운영 업체인 리플랩스가 2020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소송을 당한 이후 게리 겐슬러 미 SEC 위원장과 갈등을 빚어왔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즉시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할 것이라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겐슬러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 후 지난해 11월 21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놓고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날 사임하겠다고 먼저 발표했다.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겐슬러 위원장의 사임으로 미 SEC와의 소송이 끝날 경우 리플의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리플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경우 투자금이 몰릴 수도 있다. 다만 단시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만큼 대규모 가격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가상자산 시총 2위인 이더리움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더리움은 중앙은행 같은 기관 없이 이용자끼리 금융 활동이 가능한 ‘탈중앙화’에 초점을 맞춘 가상자산. 이에 트럼프 정부에서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결제 시스템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더리움의 공동 창업자인 비탈리크 부테린은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더리움에 대한 투자도 몰리며 지난해 12월 한 달간 이더리움 현물 ETF에 21억 달러(약 3조996억 원)가 순유입되면서 월간 최고 유입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머시 피터슨 가상자산 분석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올 1월부터 5월까지의 이더리움 상승률이 지난해 6월부터 12월의 상승률보다 75%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알트코인이 급등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알트코인의 무분별한 상승세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닷컴버블 시기에 닷컴 관련 모든 자산이 올랐지만, 결국 살아남은 것은 소수에 불과했다”며 “가상자산 역시 비슷한 과정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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