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한국과 일본 경제 협력 이대로 괜찮은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4일 2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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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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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그 동안 많은 경제협력을 해왔는데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및 SK그룹 회장은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 56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만약 이대로 괜찮지 않다면 여태까지 해보지 않았던 것을 모색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양국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이 안팎으로 직면한 과제는 몹시 닮아있다”며 “안으로는 모두 구조적 성장 한계에 직면해 있고 두 나라 모두 세계에서 손꼽히는 장수 국가이지만 출산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이제 일할 사람이 부족한 노인국가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이어 “밖으로는 두 나라 모두 불안한 국제 정서의 한 가운데에 놓여있다”며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관계,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국제분쟁 확산 등으로 지금은 공급망 관리가 아주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6개월 간 대한상공회의소와 일본상공회의소가 공동 연구한 결과를 내놓으며 “한일 양국이 관세를 전면 폐지하는 완전 무역자유화를 시행할 경우 두 나라 모두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소비자 후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12개 산업분야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은 기계산업을 제외한 전 산업분야에서, 일본도 대부분 산업분야에서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며 “피해업종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양국 모두에 혜택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최 회장은 양국의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한일 경제협력연구플랫폼’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각 분야마다 어떻게 협력을 할지에 대한 연구를 플랫폼화 시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논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여기에 더해 한일 양국이 즉시 쉽게 할 수 있는 공동사업을 성공사례로 축적하자”며 “예를 들어 고령화 대응을 위해 양국 재택의료 시스템을 공유하는 등 성공사례를 만들어 간다면 서로 간 신뢰를 쌓고 협력 분위기를 더 널리 퍼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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