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삼성 美 보조금, 얼마?…TSMC·인텔과 정면승부

  • 뉴시스
  • 입력 2024년 4월 9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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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대출 없이 60억~70억 달러 가능성
대규모 보조금에 美 선단 공정 경쟁 본격화

ⓒ뉴시스
TSMC가 미국 정부로부터 116억 달러(16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받는 가운데 곧 발표될 삼성전자의 보조금 지급 규모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강자들이 최소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통해 미국의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현지시간 8일 대만 TSMC에 116억 달러(약 15조7000억원)에 달하는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 달러(약 9조원)에 50억 달러(약 6조7000억원)의 저리 대출을 지원한다. 이는 당초 예상 보조금(50억 달러)보다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TSMC는 예상보다 보조금 규모가 커진 만큼 미국 투자액을 당초 4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62.5% 증액할 계획이다. 또 오는 2028년까지 미국 애리조나주에 세 번째 반도체 공장 짓기로 했다. 현재 TSMC는 애리조나주에 공장 두 곳을 건설하고 있다.

앞서 업계에서는 미국의 인텔도 100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두 배에 가까운 195억 달러(대출 지원 포함)를 책정 받았다.

이에 다음주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의 보조금 규모도 당초 예상 금액인 60억 달러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들여 텍사스주의 테일러 공장을 짓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오는 15일 440억 달러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TSMC와 마찬가지로 미국 투자 규모를 확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혜 보조금 규모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테일러 공장에 이어 추가 공장을 지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TSMC의 투자금 대비 보조금(대출 지원 포함) 비율이 17.8%, 인텔이 19.5%인 것을 감안, 삼성전자가 440억 달러를 투자했을 때 약 17~19% 비율로 계산하면 약 75억~83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가 저리 대출 지원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보조금만 받으면 그 규모는 일부 줄어들 수 있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의회가 750억 달러의 정부 대출 권한을 승인했지만 삼성은 대출을 받지 않을 계획으로, 60억~70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보조금 내역에 저리 대출 지원을 포함할 지에 대해 막판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출을 지원 받을 경우 낮은 이자라도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입해야 하며, 대출 없이 현금으로 투자하면 향후 대내외 변동에 따라 투자 금액이 급증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파운드리 기업들이 예상보다 미국 내 투자액을 대폭 키우면서 대규모 수주·생산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에 애플와 엔비디아, AMD 등 AI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들이 몰려 있어 이들로부터 파운드리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TSMC는 내년 첫 번째 공장에서 4나노 칩, 오는 2028년 두 번째 공장을 통해 최첨단 공정인 2나노 칩을 생산한다. 이는 대만 자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선단 공정이다. 인텔은 올해 말 1.8나노, 2027년 1.4나노 양산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도 4나노 이하의 첨단 공정을 양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보조금 규모를 늘려 반도체 거점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최첨단 칩을 얼마나 시장에 빨리 내놓고 빅테크와 얼마나 깊은 관계를 구축할 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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