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이은 부동산 대출 관련 사고에…당국, 자체점검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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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9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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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부동산 담보가치 부풀리기를 통한 배임 사고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자체점검을 주문했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권에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 발생한 부동산 담보가치 부풀리기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자체점검을 실시해 그 결과를 제출하라고 지도했다.

상업용 부동산과 토지 담보대출이 대상이다. 담보가치 평가가 쉬운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상업용 부동산과 토지 담보대출은 은행별로 평가 기준과 방식이 달라 사례추출 기준을 먼저 세우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담보대출이 워낙 많아 전수조사를 할 수는 없는 만큼 이번에 국민·농협은행에서 사고가 난 유형을 체크해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국민은행에서는 자체감사를 통해 여신 담당 직원이 부동산 담보 가치를 부풀려 실제 가격보다 더 많은 대출을 내주는 업무상 배임 혐의의 사고를 적발했다.

해당 직원은 지난해 하반기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 분양자들을 대상으로 104억원 규모의 담보 대출을 취급했다. 이 과정에서 할인 분양 가격이 아닌 최초 분양 가격을 기준으로 적용해 대출액을 부풀린 혐의를 받는다.

수년간 미분양 상태로 원분양가보다 낮게 시세가 형성된 상가인데도 해당 직원은 실제 상가 매입가보다 높은 분양가로 담보 가치를 산정해 추가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은행에서도 자체감사를 통해 영업점에서 중소기업 대출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부동산 가치를 부풀려 실제보다 많은 금액을 대출한 혐의를 확인했다. 업무상 배임 규모는 4년 8개월 동안 109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대출 실적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부동산 담보가치를 부풀려 과도하게 대출을 내줬다면 향후 은행 건정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 자체 점검 결과를 제출받아 점검이 잘 됐는지 살펴보고 이후에 검사 필요성 등을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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