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공장 가동”… 쌀 가공식품, 국내외 수요로 빠르게 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6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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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 세계로 뻗는 K푸드
K푸드-간편식 열풍
냉동김밥-즉석밥 등 간편식 인기… 4년간 업계 매출액 38% 증가
제조사 “공장 증설 등 공급 박차”

전북 김제에 위치한 한우물 공장. 한우물 제공
전북 김제에 위치한 냉동볶음밥·김밥 제조업체 한우물은 현재 세 번째 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이미 공장이 두 곳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에 내년까지 한 곳을 더 짓기로 했다. 직원 450여 명이 일하고 있지만 곧 150여 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2006년 직원 3명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최정운 한우물 대표는 “‘K푸드’ 열풍에 지난달에는 미국 현지 코스트코에 입점해 냉동김밥 오프라인 판매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냉동볶음밥을 주로 만들었던 한우물은 2019년도부터 냉동김밥 수출을 추진해 왔다.

우리나라 1인당 쌀 소비량이 매년 역대 최소치를 다시 쓰고 있지만 즉석밥 등 쌀 가공산업 시장은 4년 전보다 40% 가까이 커졌다. 전 세계적으로 K푸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냉동김밥 등의 수출이 증가한 데다 1인 가구,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국내에서도 간편식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 4년 만에 약 40% 커진 쌀 가공식품 시장

‘햇반’을 만드는 CJ제일제당의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도 최근에는 24시간이 모자라 주말까지 공장을 돌리고 있다. 햇반 수요가 늘어나면서 세 개 조가 3교대로 돌아갔던 근무 시스템에 한 개 조를 더 추가했다. 이전에는 일주일에 5일 동안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면 햇반 수요를 맞출 수 있었는데, 이제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공장이 돌아가야 할 정도로 수요가 늘었다.

실제로 즉섭밥, 냉동김밥, 쌀떡볶이 등을 만들어 파는 쌀 가공식품 업체들의 전체 매출액은 2022년 8조4280억 원으로 2018년(6조1000억 원)보다 38.2%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쌀 소비량이 56.4kg으로 30년 전인 1993년(110.2kg)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쌀을 활용해 만든 제품들은 점점 그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쌀 소비량 감소에도 쌀 가공식품 업체들의 매출액이 늘며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는 수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 문화 콘텐츠의 인기에 K푸드가 건강식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쌀 가공식품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1724만 달러로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넘어섰다. 1년 전보다 19.5% 급증했다. 특히 김밥과 즉석밥, 냉동밥 등이 포함되는 가공밥류의 수출은 2022년 3만90t으로 10년 전보다 약 8배 늘었다.

● “국내외 가공밥류 시장 더욱 커질 것”

국내에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밥 등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쌀 가공식품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건상 요리가 부담스러운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이들 식품의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햇반 국내 매출은 1년 전보다 1.4% 늘었다. 특히 영양밥인 햇반 솥반과 곤약밥 등 웰니스 제품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가공밥류의 국내 매출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가공밥류 매출액은 2조6580억 원으로 4년 전(1조4290억 원)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가공밥류는 김밥과 삼각김밥 등의 도시락류와 즉석밥인 무균화포장밥, 새우볶음밥 등의 냉동밥 등으로 분류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즉석밥을 중심으로 가공밥류 시장이 커지면서 쌀 가공식품 산업의 성장세를 이끌어왔는데, 최근에는 한 끼를 간편하게 해결하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냉동밥, 도시락, 김밥, 주먹밥 등의 제품도 부상하고 있다”며 “간편성에다 건강식을 찾는 사람도 많아져 국내외 가공밥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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