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회장 “느리게 돌아갈 뿐, 한미 발전시킬 방안 찾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9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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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한미약품 제공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한미약품 제공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 측에 이사회를 장악당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2달여에 걸친 경영권 분쟁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송 회장은 현 경영진과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함께 그룹 내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29일 그룹사 공용 사내 게시판에 입장문을 내고 “한미의 DNA를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이란 경영적 판단으로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다”며 “한미에 바뀐 것은 없다. 조금 느리게 돌아갈 뿐, 변함 없이 갈 길을 가자”고 밝혔다. 또 “통합안을 만들게 했던 여러 어려운 상황들은 그대로이므로, 경영진과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가 힘을 합쳐 한미를 지키고 발전시킬 방안을 다시금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전날 주주총회에서 형제 측이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를 장악했지만, 여전히 경영진은 송 회장과 딸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측으로 구성돼있다. 모녀 측 경영진과 형제 측 이사진이 힘을 합쳐 향후 회사의 발전 방향을 정립하고 약 24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 문제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송 회장은 “한미 임직원과 대주주 가족 모두 합심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꼭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형제 측도 그룹 내 조직개편 전 ‘가족 화합’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도 29일 OCI와의 통합 무산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한미사이언스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약개발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양사가) 뜨겁게 협력했다”며 “(통합 무산으로) OCI그룹 모든 임직원, 대주주 가족들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통합은 어렵게 됐지만 양사가 협력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있다면 협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우현 OCI 회장은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도 어려운 과제인데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다시 들어가는 게 어려울 것 같다. 저희는 다른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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