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회원은 제주 배송비 0원”…알리·테무 공세에 맞서는 쿠팡의 전략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0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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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에 나서고 있는 쿠팡 배달트럭. 동아일보 DB
얼마 전 제주도로 이주한 김모 씨는 최근 쿠팡 로켓배송을 통해 거실용품 등을 무료로 받았다. 통상 도서산간지역 배송비는 최소 4000~5000원. 여기에 가구 등 무거운 제품은 1만5000원에서 5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제주도민도 배송비가 ‘0원’이다. 김 씨는 “바다를 건너야 하는 섬 지역에 부피가 큰 물건이 배송되는데다가 단돈 1000원짜리 물건도 무료로 익일배송이 되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와우 멤버십 가입자…도서산간지역 혜택
쿠팡이 고물가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직구업체의 한국 공습에 전방위 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 월 요금 4990원의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배달 어플리케이션인 ‘쿠팡이츠’ 무료 서비스에 나선 데 이어 멤버십 가입자라면 제주도 등 도서산간 지역이라도 무료 배송을 해 준다.

여기에 국내 2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급부상한 쿠팡플레이 무료시청 콘텐츠 수가 크게 늘자 가입자가 큰 폭으로 뛰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은 1400만 명으로, 2022년 말(1100만 명)과 비교해 300만 명(27%) 늘었다. 2002년(600만 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쿠팡 앱의 ‘와우 멤버십’ 란을 보면, 최근 3개월 동안 소비자 1명이 얼마나 돈을 절약했는지 집계하는 화면을 제공한다. 로켓배송(건 당 3000원), 로켓직구(건 당 2500원), 반품비(건 당 5000원) 등이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선 아무리 제품가격이 1000~2000원에 불과해도 배송비를 포함하면 최종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4000~5000원에 오른다. 하지만 쿠팡 와우 소비자들은 ‘무제한 무료’ 혜택을 받게 된다. 쿠팡 측은 “전국 30개 지역, 100개 이상 물류센터를 갖췄다”라며 “국내 인구의 70% 이상이 물류센터 반경 15분 이내에 거주할 정도의 물류환경 구축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쿠팡 와우 멤버십에 대해 도서산간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경남 사천에 거주하는 이용재 씨(45)는 “거주지인 사천 삼천포항은 인근에 대형마트 등 쇼핑 인프라가 부족해 매번 장을 보러 시내로 나가야 했다”며 “무제한 무료 로켓배송이 가능해지면서 1만 원 이하 상품들도 쿠팡에서 주문하면 배송비를 내지 않고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강원 동해와 삼척, 전남 여수 등 쿠팡이 진출한 전국 주요 인구감소지역에서도 와우 멤버십 가입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로 알려졌다.

와우 회원 대상 글로벌 스포츠 경기 예매도
무료배송·반품·배달·직구·동영상 시청 등 5가지 혜택을 모두 제공하는 멤버십은 아직 국내에 없다. 넷플릭스(1만3500원~1만7000원), 유튜브 프리미엄(1만4900원), 티빙(9500원~1만7000원) 등은 OTT 하나만 서비스하는데도 비용이 와우 멤버십의 최대 3배 이상이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의 혜택을 2018~2019년 무료 로켓배송 혜택에서 새벽배송으로 확대하고, 최근 와우 회원 전용 할인(골드박스) 확대, 쿠팡이츠 배송비 지원, 쿠팡플레이 콘텐츠 확대로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프라임 등 전 세계 멤버십을 보더라도 새벽배송 혜택은 없는데 월 요금이 2만원(14.99달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쿠팡 멤버십의 가성비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들은 스포츠 경기를 예매할 수도 있다. 쿠팡플레이는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MLB) 서울 시리즈’를 개최하고 있다. 2022년 토트넘 핫스퍼, 2023년 맨체스터시티·PSG 등 해외 유명 스포츠 구단 초청 경기에 이어 올해 MLB까지 3년 연속 와우 회원만 예매가능하다.

쿠팡 측은 와우 멤버십 회원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이달 말 배우 이보영 주연의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드’를 런칭한다고 밝혔다. 4월에는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를 공개하고, 하반기(7~12월)에는 한국 김민재 선수(뮌헨) 등이 뛰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를 독점 중계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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