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 소득세 14조 줄어
올해 8월까지 정부가 걷은 세금이 1년 전보다 48조 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 침체 여파로 법인세가 24% 넘게 급감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8월 국세 수입은 241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조6000억 원(16.5%) 줄어든 규모다. 세수 진도율은 60.3%에 그치며 최근 5년 평균 진도율(72.1%)보다 10%포인트 넘게 뒤처졌다. 세수 진도율은 전체 예상 세수 가운데 실제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뜻한다.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다 부동산 거래마저 위축된 영향이 컸다. 1∼8월 법인세수는 62조3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0조2000억 원(24.5%) 줄었다. 8월 한 달간 걷힌 법인세만 1년 전보다 3조1000억 원(18.3%) 급감했다. 기업들이 올해 이익을 사전에 따져보고 법인세 일부를 미리 내는 중간 예납 납부가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거래 감소 등으로 소득세도 13조9000억 원(15.3%) 감소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주택 매매량은 1년 전보다 22.7% 줄었다. 수입 감소 등의 여파로 부가가치세와 관세도 각각 6조4000억 원, 2조8000억 원 줄었다.
박금철 조세총괄정책관은 “현 상태라면 (세수는) 약 3주 전 재추계 결과를 발표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기재부는 올해 연간 세수를 재추계한 결과 국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59조1000억 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9월부터 12월까지도 세수 부족이 이어지면서 넉 달 동안 추가로 7조 원가량 세금이 덜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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