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횡령 연루 한국투자증권 내부통제 점검 착수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2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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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직원, 경남은행 횡령 공모 혐의로 구속
한투증권 계좌로 대규모 횡령 자금 들어오기도
금감원, 검찰 기소 내용 토대로 회사 관련성 점검
한투증권 "계약직 직원 일탈…해당 직군 관리감독 강화"

금융감독원이 경남은행 횡령 공범 혐의자로 밝혀진 한국투자증권 직원과 관련해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미비점은 없는지 점검에 착수했다. 해당 직원들이 횡령금으로 한국투자증권 계좌를 통해 주식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 검찰 기소 내용을 토대로 회사 관련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 직원에 대한 기소 자료를 검찰로부터 공유받은 뒤 내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직원 황모(52)씨는 2016년 8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51)씨와 함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인출에 필요한 출금전표를 임의로 작성해 약 617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횡령금으로 서울 여의도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주식 투자로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이씨가 사용하던 PC 1대를 지인에게 포맷하도록 하는 등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황씨가 개설한 한국투자증권 계좌에 대규모 횡령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계좌로 들어온 자금 출처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횡령 사고가 한국투자증권의 내부통제 미비함으로 일어난 것인지 들여다보는 중이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검찰 기소 내용을 토대로 해당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증권사 내부 통제 관점에서 적정한 관리가 이뤄졌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계약직 직원의 일탈일 뿐 내부통제 영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직원은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투자상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 계좌로 유입되는 자금의 출처까지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는 계약직 투자 상담사의 개인적 일이고 내부통제 영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내부통제 미비의 관점에서 계약직·정규직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 특성상 계약직 비중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직원 관리 적정성도 살펴보고 있다.

한편, 검찰 수사 결과 경남은행 직원이 횡령한 총금액은 현재까지 1000억원대로 파악됐다. 공범으로 지목된 한국투자증권 직원은 지난달 31일 구속됐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횡령 연루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해당 직군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중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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