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전자-영상 BSI 하락
수요 늘어난 화학-자동차는 개선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4월에도 기업 체감경기 부진이 이어졌다. 반도체 수출 부진 등의 영향을 받은 대기업의 체감경기는 더 악화됐다.
27일 한국은행의 ‘2023년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전 산업 업황 BSI는 지난달과 같은 72를 기록했다. 2월(63)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던 제조업 업황 BSI는 4월에도 3월과 동일한 70으로 집계됐다. 비제조업 역시 전월과 같은 74로 나타났다.
BSI는 현재 기업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향후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 경기는 업종별로 차이를 보였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재고가 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3포인트)가 하락했다. 철강제품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1차 금속(―9포인트) 업황도 위축됐다. 반면 글로벌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어난 화학물질·제품(+8포인트)과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 등을 중심으로 생산, 수출이 증가한 자동차(+6포인트) 경기는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2포인트)보다 대기업(―1포인트)이 더 경기 악화를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수출기업보다는 내수기업 위주로 BSI가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무역적자가 커지는 등 수출이나 대기업은 (업황이) 좋지 않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장비나 1차 금속 업종의 중소기업은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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