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내수의 성장 기여도만 자세히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0.3%p 끌어올린 성장률을 투자가 다시 0.3%p 끌어내리고 그 위에 재고 증감이 0.2%p를 쌓아올렸다. 소비·투자가 서로를 상쇄한 가운데 결과적으로 반도체·미분양주택·원유 등 늘어난 재고가 성장을 이끈 상황이다.
한은은 향후 삼성전자의 감산 등에 따라 반도체 재고가 소진되면서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분양 주택 감소는 건설투자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반등 조짐은 뚜렷해진다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한은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인 1.6%를 달성하려면 2분기 성장률은 산술적으로 어떤 수준이 돼야 할까.
한은은 지난 2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1.1%, 하반기 2.0%의 성장 경로를 예상한 바 있다.
이 경로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단순 계산해 보면 2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1.0%를 기록해야 연 1.6%의 성장률을 채울 수 있다.
한은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1.4%로 잡는다고 해도 2분기 성장률이 0.8%는 나와줘야 한다.
만일 2분기 성장률이 0.5% 이하를 기록한다면 연간 1%대 성장은 힘들어지게 된다.
물론 실제로는 올 1분기 성장률이 0.3%로 찍히면서 연내 성장의 전망 경로도 변화하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추정해 볼 경우 우리 경제가 2분기 어느 정도 성장해야 연간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지 대략적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성장률의 평가 기준점을 이같이 제시하면서 “분기 성장률이 0.8% 이상 기록하려면 수출과 내수의 동반 개선세가 있어야 한다”며 “1분기 GDP 성장률은 연간 1%대 성장률 달성조차 힘들어 보이는 한국의 경기 흐름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직 중국 리오프닝의 낙수효과가 미미하고 반도체 업황의 상반기 개선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2분기 중 경기 반등 시그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결국 2분기 국내 경기는 바닥 다지기 국면이 지속될 공산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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