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슬림·대화면 TV 핵심 기술”… LG이노텍 ‘넥슬림 자성부품’, 美 에디슨어워즈 수상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4월 24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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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mm 두께 TV 자성부품 개발해 2cm대 TV 구현
‘고효율 페라이트(X-2)’ 자성소재가 핵심
에너지 손실 40%↓·파워밀도 3배↑
최근 3세대(X-3) 고효율 페라이트 자성소재 구현
“대화면 TV 더욱 얇아진다”

LG이노텍 고효율 자성소재 페라이트 X-2
LG이노텍 고효율 자성소재 페라이트 X-2
LG이노텍이 미국 최고 권위 발명상 ‘에디슨어워즈’ 수상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LG이노텍은 24일 초슬림, 고화질 TV 시대를 개척한 기술로 평가받는 자체 개발 ‘자성(磁性, 자석의 성질)부품’이 이번 ‘에디슨어워즈(Edison Awords) 2023’ 상용기술(Commercial technology)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에디슨어워즈는 발명가 에디슨의 혁신가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87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미국 최고 권위 발명상이다. 혁신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시상이다. 미국 전역 각 산업 분야 경영진과 학자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 약 3000명이 7개월에 걸쳐 기술과 제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다. 매년 16개 분야에서 금, 은, 동 수상작을 선정한다. 특히 에디슨어워즈는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국내 혁신기업에게 최고의 레퍼런스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얇은 초박형 자성부품 ‘넥슬림(Nexlim)’을 출품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넥슬림은 TV용 파워모듈과 차량용 파워·충전기 등에 장착돼 전압을 바꾸거나 전류 파동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신호를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 발열 등으로 인한 전력손실을 최소화해 전자 제품 및 전기차 등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 기여한다고 한다.

특히 지난 2018년 화면 크기가 커지고 두께가 얇은 고화질·초슬림 TV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되면서 TV 제조업체들은 제품 디자인 설계에 난항을 겪었다.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의 대화면·고화질 TV 사양을 구현하기 위해 자성부품을 기존 대비 3배 이상 늘려야 했는데 이 경우 TV 두께를 줄이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TV 전체 두께의 절반을 차지하던 기존 자성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초박형 자성부품 개발이 당시 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LG이노텍은 2017년부터 전자업계 트렌드를 한발 앞서 예측하고 발 빠르게 초박형 자성부품 개발에 돌입했다. 2020년 두께 9.9mm 넥슬림 자성부품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기술을 고도화해 작년에는 7mm 두께 넥슬림을 개발했다. 자성부품 두께를 줄일 수 있었던 비결은 넥슬림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고효율 페라이트(Ferrite)’가 핵심이라고 한다. 일반 자성소재 대비 에너지 손실을 최대 40% 줄이면서 파워밀도는 3배 높인 페라이트 자성소재(X-2)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넥슬림에 적용했다.
LG이노텍 넥슬림 자성부품
LG이노텍 넥슬림 자성부품
넥슬림을 개발한 배석 연구위원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도입해 단 6개월 만에 초저손실·고효율 성능을 극대화하는 최적화된 소재 조성 비율을 찾아냈다”며 “자성부품 내부에서 전력을 변환하는 부품인 인덕터와 트랜스포머를 하나로 통합해 자성부품 두께를 더욱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넥슬림 등장으로 TV용 파워모듈 두께를 7.2~9.9mm 수준으로 얇게 만들 수 있었고 전체 두께가 15~19.9mm에 불과한 초슬림 TV가 시장에 공개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LG이노텍은 넥슬림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자성부품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3세대 페라이트 자성소재(X-3) 개발에도 성공했다. 넥슬림에 적용됐던 X-2보다 에너지 손실을 최대 30%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 등에 적용해 부품 소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민석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이번 수상으로 자성소재와 부품 분야에서 축적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글로벌 고객사들에게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미래 혁신소재 선행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 이어가면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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