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대주주 이수만의 지분을 매입하며 최대 주주 자리에 오른 하이브가 에스엠 이사회 장악에 나섰다. 주주제안을 통해 에스엠 이사회 후보군을 제안했는데, 그간 거론됐던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빠졌다.
16일 하이브는 에스엠 주주제안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주주제안은 하이브와 지난 9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한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를 통해 이뤄졌다. 이수만은 SPA 체결을 통해 하이브에 주주제안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기로 한 바 있다.
하이브는 우선 에스엠 사내이사 후보자로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President)와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제안했다. 하이브는 “이들 후보자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IT·콘텐츠 기업의 전략과 운영, 법률, 재무 분야에서 다방면의 경험을 쌓아 왔다”고 소개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와 홍순만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F) 금융이니셔티브 한국 대표를 추천했다. 강 변호사는 법률 전문가, 홍 교수는 공인회계사이자 사회과학 분야 권위자, 임 대표는 ESG 및 환경 분야 전문가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는 변호사 출신으로 로커스홀딩스 대표와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역임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파트너를 추천했다. 비상근 감사 후보자로는 안진회계법인과 김·장 법률사무소 등에 재직한 경험이 있는 공인회계사 최규담 엔씨소프트 상무를 추천했다.
다만 크리에이티브 분야의 이사 후보자는 추천하지 않았다. 하이브는 “에스엠 고유의 색채를 존중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킴과 동시에 내부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미래 인재를 양성해 나가겠다는 의지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누가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이브는 주주제안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을 요구한 상태다. 우선 3월 주총에서 하이브가 추천한 이사진이 선임되면 이후 열리는 첫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수만 전 총괄-하이브 연합 측은 이성수·탁영준 에스엠 공동대표와 현 경영진-카카오-얼라인파트너스 연합 측과 에스엠의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이 전 총괄에 반기를 든 에스엠 공동대표들은 내달 27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나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하이브의 이사 후보군 제안에 따라 다음달 에스엠 주주총회에서 에스엠 현 경영진-카카오-얼라인파트너스 연합 측과의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스엠 현 경영진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하고, 이사회에 얼라인 측 추천을 거친 사외이사 3인도 새로 선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에스엠과 카카오는 이번 에스엠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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