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유통 전망, 집계 이래 ‘최악’… “금융위기-코로나 때보다 어렵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5일 1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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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발표
1분기 64기록하며 2002년 집계 이래 최악
세 분기 연속 하락세…코로나 66보다 낮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라면을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소매유통업계가 올해 1분기(1~3월) 경기전망을 글로벌 금융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보다 더 어둡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7대 도시의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64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100보다 낮으면 지난 분기보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는 업체들이 더 많다는 뜻이다.

대한상의가 처음 조사를 시작한 2002년 1분기 이후 가장 낮다.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1분기에는 73, 코로나19 충격으로 바닥을 쳤던 2020년 2분기(4~6월)에는 66을 기록했다. RBSI는 지난해 2분기 99를 찍고 난 이후 3분기(7~9월) 84, 4분기(10~12월) 73, 이번 분기(64)까지 세 분기 연속 하락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자산가격 조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당분간 소비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며 “소비 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상황에 대비해 중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업종별로는 대형마트가 83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주말에 쉬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이 허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또 대형마트 주력품목인 식품은 경기침체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필수재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은 71, 편의점 58, 슈퍼마켓 49, 온라인쇼핑 65를 기록했다. 백화점들은 자산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 탓에 고소득 이용객이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편의점은 편의점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건비 부담도 커 부정적이다. 슈퍼마켓은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쇼핑 등에 밀려 매출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쇼핑 역시 경기 침체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것과 대비되는 ‘역 기저효과’ 우려도 있다.

새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응답 업체의 48.2%가 ‘비용 절감’을 꼽았다. 이어 온라인 강화(32.0%), 프로모션 강화(25.6%), 점포 리뉴얼(19.2%), 상품개발(18.4%) 순이었다. 최근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34.6%가 소비 위축이라고 답했고, 비용 상승(25.2%), 소비자물가 상승(11.8%), 상품매입원가 상승(10.8%), 시장경쟁 심화(10.4%) 등을 들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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