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까지 썼는데, 영업점 어디갔지”…은행들 4월까지 37곳 축소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15일 07시 07분


코멘트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2021.10.25 뉴스1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2021.10.25 뉴스1
주요 시중은행들이 오는 4월까지 영업점 37곳의 문을 추가로 닫는다. 디지털 전환 움직임에 더해 경기 침체를 대비한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그러나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 4월 종료됐음에도 영업시간 단축을 이어가는 등 은행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개 은행은 올해 1월부터 4월10일까지 총 37곳의 영업점(지점+출장소) 문을 닫았거나 종료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이 25곳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6곳씩이다. 지난달 말에는 농협은행이 영업점 12곳을 인근 영업점으로 통폐합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장이 자행의 영업점 통폐합은 마무리 단계라고 평가하는 등 과거와 같은 영업점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올해 들어서도 은행들은 직전과 같은 영업망 감축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전환 정책이 이어지는 데다 올해 경기 둔화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업무 효율화가 필수적이라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올해 지난해(2244명)보다 1000명 더 많은 수준의 희망퇴직을 단행할 예정이다. 줄어드는 은행원 규모에 맞게 영업점도 감축하는 셈이다. 예컨대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만 40세까지 희망퇴직 연령을 낮췄다. 이들은 과·차장급 행원으로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활발하게 고객을 응대하는 연령대 직원들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측과 노조간 협의를 바탕으로 영업점 축소, 희망퇴직·신규채용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결정한다”며 “영업점 축소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시대적 흐름인 동시에 은행과 직원들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행원들 사이에서도 은행업 호황기에 희망퇴직을 결정해야 퇴직금이 더 많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1~3분기 이자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조9000억원 증가한 40조6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다. 5대 은행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도 11조2203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5017억원) 대비 18%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높은 이익을 올리고 퇴직 행원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는 동안 소비자들의 금융접근성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문제되는 부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021년 7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1시간 단축 영업이다. 전세대출과 같이 서류가 복잡한 업무는 여전히 은행 창구에 대한 소비자 의존도가 강한데, 영업망 축소 움직임에 더해 영업시간까지 줄어들면서 소비자 불편을 키우고 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다음주 중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할 계획이다. 오는 17일부터 정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논의가 있는 만큼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 시점은 그 이후가 될 전망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