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발휘 기회 많고 복지도 참신”… 강소기업 노크하는 MZ세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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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리스타트 잡페어]‘청년 역량 인큐베이터’ 강소기업
고교 동창 개발자 조용훈-고동민 씨… “학원 강의 플랫폼 기획-개발 보람”
홈페이지 디자인 맡은 최현진 씨… “칸막이 없는 업무환경이 최대 장점”
사이버보안업체 이직한 김진성 씨… “다양한 실무 경험… 워라밸도 굿”

‘청년-여성-신중년, 다시 일자리로


“‘보물찾기’ 하는 느낌으로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기업 간판을 좇기보다 성장세와 장점을 찾아 내 능력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지 맞춰 보는 거죠.”(조용훈 랩241 연구원·23)

10월 19, 20일 www.restart202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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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주고 컴퓨터공학과 동창인 조 연구원과 고동민 랩241 연구원(22)은 대학과 군대를 거쳐 현재의 직장까지 8년간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융합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공군 웹디자인병을 거쳐 지난해 9월 동영상 자동녹화 솔루션 기업인 ‘랩241’에 나란히 입사했다. 대기업이라면 경쟁자일 수도 있지만, 웬만한 업무의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는 중소기업 특성상 뜻이 맞는 친구와 함께 일하니 시너지가 제대로 났다.

대표적인 게 올해 4월 여러 학원 동영상 강의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클라우드 러닝’ 개발. 이들은 플랫폼 개선 작업을 하면서 수다를 떨다가 고객들이 학원 강의를 들으려면 일일이 개별 학원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하는 데에 주목했다. 이런 불편한 지점(pain point)을 해결해 보자며 의기투합해 이를 개발해 냈다. 고 연구원은 “개발자가 많은 대기업은 각자 특화된 부분에 몰입하겠지만 중소기업은 신입사원도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고 책임지며 빨리 성장할 기회가 많다”고 했다.
○ 강소기업은 청년 사원의 ‘역량 인큐베이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못지않게 성취와 보람을 중시하는 ‘실속파’ MZ세대 사원들은 강소기업 취업에
 대해 “직원 역량을 키워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강조한다. 위쪽 사진부터 친구끼리 함께 입사한 ‘랩241’의 
고동민 조용훈 씨, 문과 출신이지만 회사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있는 ‘센티널테크놀로지’의 최현진 씨, 다양한 실무 경험을 
통해 스킬업을 꿈꾸는 ‘넷맨’의 김진성 씨. 신원건 laputa@donga.com·송은석 기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못지않게 성취와 보람을 중시하는 ‘실속파’ MZ세대 사원들은 강소기업 취업에 대해 “직원 역량을 키워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강조한다. 위쪽 사진부터 친구끼리 함께 입사한 ‘랩241’의 고동민 조용훈 씨, 문과 출신이지만 회사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있는 ‘센티널테크놀로지’의 최현진 씨, 다양한 실무 경험을 통해 스킬업을 꿈꾸는 ‘넷맨’의 김진성 씨. 신원건 laputa@donga.com·송은석 기자
경험과 실속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원들에게 강소기업이 매력적인 일자리로 부상하고 있다. 업무를 통해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성취와 보람을 느끼며 스스로 성장하는 게 경제적인 보상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강소기업들도 개인 역량을 강화하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며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9년 홈페이지 소프트웨어 개발사 ‘센티널테크놀로지’에 입사한 최현진 씨(24)는 최근 회사 홈페이지 디자인과 총괄 기획을 맡았다. 대학에서 비서행정과를 졸업했지만 회사가 개발 업무에 관심 있는 사원에게 강의나 도서, 멘토링 등을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칸막이 없는’ 업무 환경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직원을 회사의 부속품이 아니라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봐준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다양한 기업과 협업할 기회가 많아서 실무 경험을 폭넓게 익힐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지난해 11월 사이버보안 업체 ‘넷맨’으로 이직한 엔지니어 김진성 씨(30)는 업무 경험 쌓기에 주안점을 두고 직장을 선택했다. 이전 회사에선 모니터링과 서버 관리를 주로 맡아 다양한 실무 경험에 목말랐지만 넷맨에서는 하드웨어(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DB관리)를 고루 접하고 있다. 회사는 자격증 시험이나 강의 수강을 지원해주고 업무가 쏠리지 않게 매달 업무량을 조정해준다. 그는 “스킬업도 하고 시야도 넓힐 수 있다”고 했다.
○ 참신한 복지-끈끈한 팀워크, 대기업 못지않아
작은 기업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취약하고 이른바 ‘꼰대 문화’가 있을 것이란 편견도 사실과 다르다. 오픈소스 지원 기업 ‘그로윈’의 입사 2년 차 심수린 선임(24)은 내근할 땐 ‘역량 강화 미션’, 외근할 땐 ‘단톡방 집단지성’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매뉴얼 대신 현장에서 수행하는 프로그램 설치나 명령어 등을 문제 형식으로 미리 배우고, 돌발 변수가 생기면 선임 엔지니어들이 있는 단톡방에서 원격 지원을 받는다. 그는 “야간 작업이 매주 한 번 넘지 않게 업무 할당을 해주고 외근 시 식대는 물론 커피 값까지 챙겨 주는 등 직원을 세심하게 돌봐준다”고 했다. 기업 문화나 복지 프로그램도 참신하다. 카페에 나가 개발 업무를 하는 ‘컵벨롭’(커피+디벨롭)과 업무 중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휴게실 게임기(랩241)부터 사무실 한쪽 벽면을 책 3000권으로 가득 채운 도서관 느낌의 사무실(센티널테크놀로지), 3·5·10년 근속마다 90만·150만·300만 원씩 지급하는 근속 포상금(넷맨), 상금 200만 원의 우수사원 선발과 룰렛으로 뽑힌 사원(4명) 1인당 5만 원씩 지원하는 분기 랜덤회식(그로윈)까지 다양하다.

19, 20일 이틀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2022 리스타트 잡페어’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참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 플랫폼에 이름을 올린 우수한 강소기업들이 참여해 실제 채용에 나선다. 랩241, 센티널테크놀로지, 넷맨, 그로윈 등의 강소기업 부스에서 취업 정보를 얻거나 현장 채용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은 정부와 지자체 인증을 받은 12만 개 기업 중 신용등급과 퇴사율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 3만 곳의 정보와 맞춤형 일자리 매칭을 지원한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잡페어#청년#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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