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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패션계 ‘先판매 後생산’… 재고 줄인다

입력 2022-06-17 03:00업데이트 2022-06-17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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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시장반응 따라 월단위 생산… 현대百 한섬, 매주 리오더 여부 회의
롯데百, 무재고 팝업스토어 운영… 한 벌씩만 두고 주문은 온라인으로
코로나로 의류 판매량 감소하고 MZ 중심 온라인 소비 확대된 영향
“탄력생산 분위기 더 강화될 것”
롯데백화점과 온라인 패션 플랫폼 하고엘앤에프가 협업한 릴레이 팝업스토어가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개장 중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부산본점에서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매주 하고엘앤에프의 다양한 브랜드를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며 의류 매출이 감소한 패션업계가 재고를 조절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에 나섰다. 제품을 미리 대량 제작해 두는 대신 주문제작과 탄력생산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고객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무재고 매장 등도 늘리고 있다.

최근 패션 대기업들은 재고 관리를 위해 생산·유통 방식을 유연화하고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탄력생산 방식을 통해 시장 상황을 유연하게 반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판매 시점보다 6개월가량 앞서 생산해 판매하는 식이었다면 이제 월단위로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 반응을 보고 추가 생산에 들어간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도 매주 생산회의를 통해 시즌 중 리오더를 결정한다. 소진율, 트렌드, 기상 예측 등을 고려해 재생산에 들어간 제품은 빠르면 2주 안에 매장에 전달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의류 판매량이 줄면서 재고 관리 부담이 커졌다”며 “반응에 따라 생산량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패션 소비가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 간 것도 이 같은 탄력생산 방식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기존처럼 옷을 종류별로 디스플레이해 둘 필요가 없어진 데다 온라인 데이터 활용으로 탄력적 재고 관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무재고 상태로 운영되는 실험적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의류 패션 플랫폼인 하고엘앤에프와 제휴해 재고가 없는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매장에는 하고엘앤에프의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들이 사이즈별로 한 벌씩 구비되어 있고, 고객은 제품을 입어본 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하고엘앤에프의 무재고 매장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처음 입점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잠실점과 부산본점 등 주요 점포에 연이어 팝업스토어를 늘리고 있다. 매주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기 때문에 일주일마다 매장 콘셉트가 변한다. 트렌드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기도 용이하다. 하고엘앤에프 관계자는 “오프라인 진출 시 가장 부담인 재고 이슈에서 자유로운 방식”이라고 말했다.

최근 해외 유통사들의 주된 관심사도 의류 재고 관리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월마트(32%), 아베크롬비&피치(45%), 아메리칸이글(46%) 등은 모두 작년 동기 대비 재고가 크게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에 인기를 끌던 캐주얼·원마일웨어가 더 이상 팔리지 않는 데다 인플레이션이 겹쳐 비필수품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월마트, 타깃, 갭 등은 캐주얼·레저복 등에 대해 대대적인 할인에 돌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재고 보관에 물류비용이 드는 데다 헐값으로 넘긴 하위 유통 채널에서 제품이 판매되는 것 자체가 브랜드 이미지를 하락시킨다”며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수요 파악 등이 용이해진 만큼 탄력생산이나 무재고 매장 등의 새로운 트렌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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