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재매각’ 쌍방울-KG 2파전… 매수자 선정 속도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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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정상화 기금까지 1조 확보”… KG, 자기자본만으로 8000억 마련
우선매수권자 지정 ‘스토킹호스’ 유력… 매각 기간 단축하고 인수대금 올려
채권단, 13일 매각기간 단축 탄원서

쌍용자동차 인수전이 쌍방울그룹과 KG그룹의 2파전 구도로 접어들었다.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합병(M&A) 투자계약 해제로 흔들리던 쌍용차는 M&A 절차에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두 곳 모두 “자금력은 충분”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과 KG그룹 모두 쌍용차 인수대금 마련에 대해서는 서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두 곳 모두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계약을 맺을 당시 인수대금이었던 3000억 원 이상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달 초 특장차 전문 계열사인 광림의 성석경 대표를 인수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 임명한 쌍방울그룹은 현재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금 4500억 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증권사 투자 확약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 참여 때 쌓아둔 사내 유보금까지 합하면 인수대금으로 6500억 원을 외부 투자 없이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6000억 원 이상의 자기자본금 이외 기타 기관투자가와도 접촉하고 있어 경영 정상화 기금까지 총 1조 원 이상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선 KG그룹 또한 인수대금 마련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KG그룹은 하반기(7∼12월)에 자회사 KG ETS의 폐기물 사업부 매각 대금 약 50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룹 내 사내유보금도 3600억 원에 달해 자기자본금으로만 8000억 원을 당장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KG그룹의 컨소시엄 파트너로 2019년 동부제철 인수 때 손잡았던 사모투자펀드(PEF)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거론되고 있다. KG그룹 관계자는 “공식적으론 ‘검토단계’이긴 했지만 참여 의사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 쌍용차 매각 방식은 ‘스토킹호스’ 유력
쌍용차의 매각 방식으로는 현재 ‘스토킹호스’(수의계약 후 공개입찰)가 유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우선 매수권자를 정해 재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의 신청서를 조만간 법원에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토킹호스는 우선 매수권자를 선정해 다시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쌍용차의 M&A 마감일(10월 15일)까지 6개월여밖에 남지 않아 그간 매각 기간 단축과 인수대금 인상을 동시에 노릴 최적의 방안으로 꼽혀 왔다.

쌍방울그룹이 최근 서울회생법원과 EY한영에 인수의향서(LOI)를 공식 제출한 것도 우선 매수권자로 선택받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LOI는 매각 절차가 확정된 후 진행되는 절차인데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무엇보다 광림과 쌍용차의 결합으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양선길) 회장의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KG그룹은 지주사격인 KG케미칼을 필두로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2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황산니켈을 공급하는 자회사 KG에너켐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전기자동차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란 내부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상거래채권단은 13일 법원에 매각 기간 단축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상거래채권단은 현재까지 거론된 인수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인수전은 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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