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구글처럼 ‘꼼수’ 제3자 인앱결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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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율 최대 26%… 이전과 비슷, 카드 수수료 고려하면 오히려 손해
사실상 인앱결제 유도라는 지적도… ‘아웃링크’ 허용에 대한 언급은 없어

애플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애플 결제 방식 외에 제3자 결제를 허용한다. 제3자 결제에 대해선 기존 방식보다 수수료를 4%포인트 낮춘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을 따르기 위한 방침이지만, ‘꼼수’라는 지적을 받는 구글의 정책과 큰 차이가 없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크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이행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계획서를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애플은 올해 1월 법 이행을 위해 방통위에 제3자 결제를 허용하고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수수료율이나 적용 시기 등을 언급하진 않았다.

애플의 이행 계획에 따르면 앱 마켓(장터)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할 수 없게 한 법에 따라 기존에 인앱결제만 허용하던 방식에서 인앱 내 제3자 결제를 허용하는 것으로 범위를 넓힌다. 제3자 결제 방식의 수수료율은 기존 인앱결제(최대 30%)보다 4%포인트 낮은 최대 26%로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12월 구글이 내놓은 결제 정책과 유사한 방식이다. 다만 구글은 제3자 결제와 인앱결제를 한 화면에 띄워 이용자가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면 애플은 콘텐츠 제공업체가 둘 중 하나를 골라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3자 결제 방식을 선택해도 카드 결제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사업자 입장에서는 인앱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보다 손해이기 때문에 구글과 마찬가지로 애플 역시 사실상 인앱결제를 유도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계획에서는 웹 등 콘텐츠 사업자의 홈페이지로 연결해 결제를 진행할 수 있는 ‘아웃링크’ 허용 여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웃링크 방식은 앱 내 결제에서 부과되는 수수료를 피할 수 있다. 이용자는 같은 서비스를 아웃링크 방식을 통해 앱 내 결제 방식보다 더 싸게 이용할 있는 셈이다. 앞서 구글은 아웃링크 결제 방식을 금지하고 6월 1일부터 이를 지우지 않으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삭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방통위는 5일 아웃링크 방식의 외부결제 금지에 대해 위법 소지가 있다고 공식 판단을 내렸다. 앱 마켓 사업자가 아웃링크 결제를 적용하는 앱을 삭제하거나 업데이트 및 앱 마켓 이용을 정지하는 경우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방통위는 구글 측이 아웃링크 결제 방식을 금지하는 등의 행위를 실제로 이어갈 경우 실태 점검을 통해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사실 조사를 거쳐 제재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애플#인앱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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