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통시장 ‘경쟁 미흡’… OECD 23國 1위사업자중 ‘ARPU’ 3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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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보고서

국내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2위 사업자인 KT 사이의 점유율 격차가 커지는 등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환경이 나빠졌다는 국책연구원의 평가가 나왔다.

SK텔레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회원국 각국의 1위 사업자들 가운데 3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RPU가 높다는 것은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평균적으로 많은 돈을 낸다는 의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4일 내놓은 ‘2021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경쟁이 미흡한 시장’으로 규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이동통신시장에서 국내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가입자 점유율(이하 알뜰폰 제외)은 47.7%, 소매매출액 점유율은 47.0%로 조사됐다. 이는 OECD 회원국 1위 사업자들의 평균 점유율에 비해 가입자 기준 4.6%포인트, 매출액 기준 3.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2020년 1, 2위 사업자의 가입자 점유율 격차도 19.3%포인트로, OECD 평균인 12.2%포인트를 웃돌았다. 2위 사업자인 KT의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은 28.3%, 소매매출액 점유율은 28.4%였다.

시장집중도 척도인 허핀달-허시먼 지수(HHI)에서 SK텔레콤은 가입자 기준 3650점, 소매매출액 기준 3620점으로 나타났다. HHI가 높을수록 시장집중도가 크다는 의미로 4000점 이상은 독점, 1800∼4000점은 과점으로 평가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1위 사업자 점유율, 1, 2위 간 점유율 격차, HHI 등의 지표가 OECD 평균과 비교해 모두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며 “국제비교 시 시장 구조가 상대적으로 집중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국내 이동통신 요금 수준도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일본 총무성이 일본 도쿄,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뒤셀도르프, 서울 등 6개 도시의 이동통신 요금을 비교한 결과 요금제별로 다르지만 서울이 전체적으로는 2, 3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SK텔레콤의 ARPU도 37.81달러로 OECD 각국 1위 사업자 가운데 3번째로 높았다. 다만 ARPU는 요금과 사용량의 곱이기 때문에, ARPU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요금 수준이 높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시장 경쟁평가에서 알뜰폰 사업자를 제외한 점유율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현재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라며 “국제 간 요금비교에서도 선택약정 할인제도 반영 여부 등에 따라 통계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변수가 반영되지 못해 신뢰성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는 1위 사업자인 KT군(KT, KT스카이라이프, 현대HCN)이 가입자 점유율 42.3%, 소매매출액 점유율 4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SK군(SK브로드밴드, SK텔레콤, 티브로드)은 가입자 점유율 29.0%, 소매매출액 점유율 27.2%였다. 보고서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경쟁이 대체로 활성화된 시장’으로 판단했다. 현재는 경쟁이 활성화됐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경쟁 악화 가능성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통신시장#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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