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사태 피해 기업 4곳중 1곳 “대응 속수무책”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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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전경련, 매출 1000대 기업 153곳 조사
60.8%가 “부정적 영향 받았다”
원가 부담 늘고 환율 변동성 커져
기업 절반은 “제품 가격 인상 계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그에 따른 러시아 경제 제재로 치명상을 입게 된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4개 기업 중 1곳은 대응책도 없이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의 절반은 원자재 및 부품 구매 가격이 오른 만큼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어서 국내 소비자들까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의 기업 영향’ 보고서를 통해 매출액 1000대 기업에 속하는 153곳 중 93곳(60.8%)이 러시아 사태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교역하고 있는 기업으로 한정하면 39곳 중 35곳(89.8%)이 경영에 악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받은 곳 중 25.1%는 러시아 사태에 대한 특별한 대응방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태로, 전쟁 종료와 함께 러시아의 경제 제재가 풀리기만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대응책을 마련한 기업들은 △주요 원자재 및 부품 선구매 등 재고 확보(33.0%) △부품 수급 문제 해소를 위한 공급망 다변화(22.9%) △교역 위축에 대응한 수출처 발굴(12.2%) 등을 모색하고 있었다.

러시아 사태가 기업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는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원가 부담이 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경영 예측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고 러시아 우크라이나로의 직접 수출이 여의치 않은 점도 이유로 꼽혔다.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까지도 영향권에 들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 기업의 93.5%는 러시아 사태로 원자재 및 부품 구매 단가가 전년 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구매 단가 상승을 전망한 기업의 53.8%는 재료비 상승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이 밝힌 제품 가격 인상률은 평균 6.1%였다. 제품 가격을 최대 30%까지 올릴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일부(1.4%) 있었다.

필요한 정부 지원책으로는 러시아 제재에 대한 신속한 정보 확보, 금융시장 및 외환시장 안정화 등이 꼽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미국 등의 대러시아 제재가 광범위하고 복잡하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제재 내용을 기업에 신속하게 공유하고 공급망 다변화와 대체 수출처 발굴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우크라 사태#국내기업 피해#대응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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