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언팩서 또 ‘애플 도발’…“비옷 입고 물세례 맞은 매킨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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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10일 2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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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토시 경이 물세례 맞는 모습(삼성전자 언팩 영상 갈무리)© 뉴스1
매킨토시 경이 물세례 맞는 모습(삼성전자 언팩 영상 갈무리)© 뉴스1
삼성전자는 10일(한국시간) 0시 언팩행사에서 애플을 우회적으로 공격하며 도전의지를 드러냈다. 아이폰의 방수성능 과장 의혹을 지적함과 동시에 태블릿PC 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유명 해외 콘텐츠를 활용해 아이폰을 간접적으로 견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 두 개를 공개했다.

전세계 유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브리저튼’ 패러디물과 오는 3월1일 개봉하는 ‘더 배트맨’의 주인공이 나오는 영상이 그것이다. 브리저튼은 180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영미권에서 인기를 끈 시대극이다.

◇넷플 ‘브리저튼’ 패러디물 영상 제작…아이폰 ‘방수 과장’ 논란 지적

삼성전자는 넷플릭스 ‘브리저튼’ 패러디 영상에서 실제 배우를 출연시켜 아이폰의 방수기능 과장 의혹을 짚었다. 영상에는 극중 샬롯 왕비를 연기했던 배우 골다 로쉐벨이 무도회에서 우비의 방수기능을 과장하는 발명가 ‘매킨토시’ 경을 내쫓는 모습이 담겼다.

매킨토시 경은 왕비에게 비옷을 뽐내고자 “나에게 비를 뿌려달라”고 외쳤지만 금세 물벼락을 받고 사라지는 인물이다. 빈 자리에는 ‘트라이스타’(Tristar)라고 불리는 남성이 ‘갤럭시 S22’ 사진이 담긴 액자를 들고 나타난다.

업계는 발명가들의 이름이 ‘매킨토시 경’과 ‘트라이스타 경’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매킨토시 경’은 애플이 지난 1984년 1월 내놓은 첫번째 개인형 컴퓨터(PC) 맥의 첫번째 제품명인 ‘매킨토시’와 동일하다.

또한 ‘트라이스타’는 우리말로 해석하면 ‘세 가지 별’이 돼 주체가 삼성전자임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점에서 삼성전자가 우회적으로 애플의 성능과정 논란을 짚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애플의 방수성능 과장 논란은 지난해 5월 미국 소비자들이 애플을 상대로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걸면서 불거졌다. 애플의 주장과 다르게 아이폰이 염분기가 있는 바닷물이 들어갔을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이다.

당시 애플은 Δ아이폰7 Δ아이폰11프로·프로맥스 Δ아이폰12 제품에 물이 들어가도 사용에 문제가 없다며 방수성능을 강조했다. 특히 2020년 출시된 아이폰12는 6미터(m) 깊이에서 30분간 방수가 된다고 주장했다.

아이폰 성능 과장 의혹은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이 지난 2일(현지시간) 소송을 기각했음에도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영웅 캐릭터 ‘배트맨’도 출연…아이패드 뛰넘고 태블릿 PC 1위 도전

삼성전자 언팩 영상에 출연한 영화 ‘더 배트맨’ 캐릭터 ‘배트맨’ (삼성전자 언팩 영상 갈무리)© 뉴스1
삼성전자 언팩 영상에 출연한 영화 ‘더 배트맨’ 캐릭터 ‘배트맨’ (삼성전자 언팩 영상 갈무리)© 뉴스1
삼성전자는 다음달초에 개봉하는 영화 ‘더 배트맨’ 속 영웅인 ‘배트맨’을 활용해 아이패드를 뛰넘겠다는 의지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새 태블릿PC인 ‘갤럭시탭 S8’ 울트라의 넓은 화면과 카메라 성능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최상위급 모델인 ‘울트라’의 화면 크기가 14.6인치임을 암시하듯, 배트맨은 적을 무찌르고 널찍한 모니터에서 현실세계로 진입한다. 실제로 울트라는 지금까지 나온 갤럭시탭 시리즈 중에서 가장 큰 화면을 탑재해 역대급 삼성 태블릿 PC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트맨이 어둠 속에서 밝은 조명을 키고 나오는 장면은 갤럭시탭 S8의 카메라의 성능을 암시한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울트라 제품은 갤럭시 탭 최초로 전면에 12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와 초광각 카메라가 들어가 선명한 촬영을 돕는다. 여기서 초광각 카메라는 화상통화 중에 새로운 인물이 화면으로 들어오면 알아서 상대에 구도를 맞춰주는 ‘자동 프레이밍’ 기능을 장착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패드를 우회적으로 견제하는 것에는 아이패드가 태블릿 PC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점이 자리한다.

두 제품간의 격차는 점점 수치로도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3분기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시장 내 격차는 17%p에서 21%p로 늘어났다. 2분기 점유율은 애플이 35%, 삼성전자가 18%였다. 3분기 점유율은 애플이 38%, 삼성전자가 17%에 달했다.

지난해 신제품 행사서도 비판…폐쇄적인 iOS 시스템 저격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발표하며 애플을 견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8월 나온 갤럭시 워치4 시리즈의 광고영상 ‘우리가 원하던 원&Only’에는 빠르게 굴러가는 원이 힘들게 움직이는 돈을 제치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둥근 모양의 갤럭시 워치4가 직사각형 형태를 띤 애플워치를 뛰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같은해 상반기 열린 언팩행사에서 아이폰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갤럭시 워치4에 들어간 데이터 전송 애플리케이션(앱)인 ‘스마트스위치’를 설명하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최초로 왓츠앱의 대화와 사진을 당신의 오래된 아이폰에서 새로운 갤럭시로 옮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 사장은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노 사장은 “개방성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며 “제약과 폐쇄적인 에코시스템에서 벗어나 협업이 가능한 세상을 위해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준비돼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노 사장이 언급한 ‘제약과 폐쇄적인 에코시스템’은 애플의 iOS 에코시스템을 지적했다고 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언팩행사에서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 3종과 태블릿 PC ‘갤럭시탭 S8’ 시리즈 3종을 발표했다. 각 시리즈는 Δ일반 Δ플러스(+) Δ울트라 모델을 포함한 세 가지로 구성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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