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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매의 발톱’ 드러낸 파월 “3월 금리인상”… 외국인 자금 하루 1조7000억 엑소더스

입력 2022-01-28 03:00업데이트 2022-01-28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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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94P 급락 ‘검은 목요일’
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예상보다 강한 ‘매의 발톱’을 드러내자 27일 아시아 증시가 긴축 발작을 일으켰다. 팬데믹 이후 각국 증시를 지탱해온 글로벌 자금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국으로 쏠릴 것이라는 ‘엑소더스(대탈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이 하루 새 1조7000억 원 넘게 팔아치우며 ‘셀 코리아’ 속도를 높였다. 이 여파로 코스피가 3.5% 폭락하고 원화와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이 이어졌다.
○ 파월 “금융보다 실물경제”
26일(현지 시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하면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정하다”며 이례적으로 인상 시점을 시사했다.

또 “가격 상승은 더 넓은 범위의 상품과 서비스로 번졌고 임금도 빠르게 올랐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오래 유지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에 대해서도 “실물경제가 중요하다”며 “(연준은) 한두 개 특정 시장을 보는 게 아니다. 우리의 관심은 물가 안정, 고용”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이 다소 충격을 받아도 40년 만에 최악의 상태에 빠진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게 훨씬 더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시장의 예상보다 기준금리를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특히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과거 금리 인상 시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지금까지 중 가장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외국인 엿새간 3조 원 넘게 팔아
미국의 강한 긴축 신호에 외국인 자금은 빠르게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다. 외국인은 20일부터 줄곧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27일에도 1조7056억 원을 팔아 6거래일간 순매도 금액은 3조3124억 원에 이른다.

이 여파로 27일 코스피는 3.50% 급락한 2,614.49에 마감해 14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날 하락 폭은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24일 2,800이 붕괴된 코스피는 사흘 만에 2,700마저 무너져 올 들어 12% 넘게 급락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가 왔던 2020년 3월(―11.7%), 미중 무역갈등이 심했던 2018년 10월(―13.4%)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빠른 데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공백, 설 연휴를 앞둔 관망 심리 등이 겹쳤다”고 했다.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팔고 빠져나가면서 원화 약세도 두드러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5.1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202.8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020년 7월 20일(1203.2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2.217%로 마감해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언제 꺾일지 불확실한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악화될 수 있어 단기간 증시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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