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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경제

한은 “원화 약세, 대외경제 리스크 등 복합적 원인”

입력 2022-01-18 12:05업데이트 2022-01-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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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달러화 강세 정도에 비해 원화가 다른 나라 통화대비 지나치게 약세를 보인 것과 관련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높은 중국경제 의존도, 투자자금 유출, 환율상승 기대 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8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에 실린 ‘최근 원화 약세 원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외화자금 수급 상황과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달러인덱스 및 주요 신흥국 대미 환율에 비해 상승하는 등 여타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률(8.2%)은 달러인덱스(6.3%) 및 신흥국 대미 환율(2.7%) 상승률 보다 높았다. 또 최근 글로벌 경기 상황과 유사하게 미국의 테이퍼링 기대, 중국 경기 부진 등이 달러 강세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과거 시기(2012년 12월~2013년 7월)와 비교해서도 달러인덱스(2.6%→6.3%)와 신흥국 통화(0.1%→2.7%)의 절하 확대폭보다 원화의 절하 확대폭(3.6%→8.2%)이 더 크게 나타났다

한은은 지난해 원화가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절하폭이 컸던 원인으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높은 중국경제 의존도, 포트폴리오 투자로 인한 투자자금 유출, 현·선물환 연계를 통한 환율기대 강화 등을 꼽았다.

김경근 한은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차장은 “지난해 외화자금 수급 상황과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여타 통화에 비해 절하된 것은 우리 경제의 대외 리스크 요인과 환율상승 기대에 대한 시장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기인한다”며 “우리 경제는 국제원자재 수입, 중국 경제, 반도체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달러 강세 국면에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중국 경제 불안, 반도체 경기 둔화 우려 등의 대외 리스크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내외 투자자들의 주식자금 리밸런싱 유인이 강화되고 환율상승 기대가 헤징채널을 통해 자기실현적 속성을 보임에 따라 원화 환율이 여타 통화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우리나라 외환시장 및 자본시장 개방도가 여타 신흥국에 비해 높아 시장메커니즘이 활발히 작동한 데에도 일부 기인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해 원화 약세 요인으로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을 지목했다. 통상적으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시기에는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을 통해 미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를, 교역조건 및 경상수지 악화를 통해 기타 통화대비 원화 약세를 유발했다.

지난해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은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기대를 상승시켰으며, 이에 대응한 미 연준의 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이 고조되며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는 해외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은 교역조건, 경상수지 악화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우려가 반영되며 원화는 기타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81%에 달한다. 한은이 VAR모형(벡터자기회귀모형)을 이용한 실증분석 결과에서도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충격은 기타 통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중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이번 달러 강세기에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인한 통화 절하율이 상대적으로 확대된 경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중반 이후 중국 부동산개발 기업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구체화되는 등 중국 실물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 중국은 관리변동환율제로 위한화 환율이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중국과 교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투자자금을 유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의 높은 대중 교역 의존도로 인해 원화 환율이 여타 신흥국 환율에 비해 중국 경기 둔화 우려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2020년 기준 대중 교역 의존도는 우리나라가 24.6%로 높고, 동남아 5개국(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17.2%, 여타 MSCI 신흥국 13.3% 등이다. 지난해 달러대비 원화 절하율은 전체 신흥국 및 달러 인덱스 국가 통화들은 물론 중국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 5개국 신흥국 통화보다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식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비중이 축소된 점도 투자자금이 유출되며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 주가는 2020년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이후 지난해 들어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주식펀드 내 우리나라 비중이 하락했다. 이러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리밸런싱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나라에 대한 투자에도 나타났는데 달러인덱스 구성 국가 및 주요 신흥국을 대상으로 살펴볼 경우 2020년 주가지수 상승률이 컸던 국가일수록 지난해 통화 절하율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불거진 글로벌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일시적으로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 해외 투자 및 분석기관들은 메모리 반도체의 전방산업인 비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차질과 PC, 서버 등 완성품 수요 둔화로 작년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 및 D램 가격 하락을 예상했으며, 이러한 반도체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반도체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및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출도 지난해 주식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되며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주식투자는 기타 금융기관 및 비금융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환율 상승 기대에 따른 선물환 헤지 및 투기 수요 증가도 ‘자기실현적 환율상승 메커니즘’을 통해 원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테이퍼링 조기 실시 등으로 환율 상승 기대가 형성되면서 지난해 중반부터 선물환 매입 및 NDF 선물환 매입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외국환 은행의 선물환 매도 포지션이 확대됐다.

김경근 차장은 “원화 환율이 여러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미국의 인플레이션, 국제원자재가격, 중국 경제, 투자자금 이동,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변화 등 관련 대외 리스크 동향을 상시 점검하고 글로벌 자금흐름 및 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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