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 ‘반토막’…12월 역대급 빙하기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29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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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매수심리가 위축된데다 세제 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당분간 거래가 활기를 띠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상 거래 급감은 집값 하락 신호로 여겨지지만 이번 거래절벽 상황은 규제 영향이 큰 만큼 집값 향방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만114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7만3648건) 보다 4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1월에 이어 12월에는 더 극심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올해 연간 거래량은 작년에 비해 절반에 가까운 감소세가 예상된다.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12월 29일)으로 439건에 그치고 있다. 아직 실거래 신고기한이 한 달 가량 남아있지만 최근 시장 매수심리가 바닥인 상황을 감안하면 1000건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강북구(4건)와 광진구(9건)의 경우 거래 건수가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고, 동작구(13건), 관악구(16건), 금천구(16건)도 20건을 밑도는 등 전반적으로 거래가 뚝 끊긴 상황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가 가장 적었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8년 11월의 1163건이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거래절벽이 심화된 건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심리가 크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매수 대기자는 집값이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인식에 매수를 망설이고 있고, 집주인들은 호가를 크게 내리지 않으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출규제 강화로 집을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상황인 점도 거래 급감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세제 개편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거래 절벽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 매매 거래가 얼마나 활발한지 보여주는 KB부동산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지수는 2.1로 지난달 3.0보다 더 떨어졌다.

조사대상 중개업소에서 “거래가 한산하다”고 답한 사람 비율이 97.9%에 달하는 것으로, 사실상 시장에 거래가 실종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데다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세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거래 소강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한시적 양도세 감면 논의로 매도보다 관망이 늘어날 것”이라며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부담, 집값 장기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매수를 꺼리는 분위기도 강해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상 아파트 거래량은 부동산 가격의 선행지표로, 거래량이 증가하면 집값이 상승하고, 반대로 감소하면 집값이 하락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또 각종 부동산 지표가 일제히 고개를 숙이면서 집값 고점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부동산원의 서울 12월 셋째 주 매매가격 상승률은 0.05%로 8월 넷째주 0.22%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은평구(-0.03%)는 1년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금천구(0.00%), 관악구(0.00%)는 보합으로 내려앉았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도 9월 1.49%, 10월 0.42%에 이어 11월에는 -0.91%(잠정치)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최근 상황은 대출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에 의한 영향이 상당한 만큼 거래량 감소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지 미지수라는 반응도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거래량이 가격의 선행 지표인 것은 맞지만 정상적 시장일 때 선행지표의 의미가 있다”며 “정부의 규제 정책 등으로 시장이 왜곡될 때는 거래량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량 감소, 전셋값 상승, 유동성 축소, 시장 심리 위축 등 가격 상승요인와 하락요인이 맞물려 있다”며 “올해 보다는 상승폭이 둔화 되겠지만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에 금리 인상과 함께 공급이 확대되는 만큼 집값 하락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7일 “최근 주택시장은 주택공급 확대,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주택 시장의 추세적 하락 움직임은 보다 뚜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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