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끝나자마자 전기-가스 요금 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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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동결… 차기정권에 부담 넘겨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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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부터 전기·가스요금이 줄줄이 오른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목표로 공공요금 동결 방침을 내세우다가 대선이 끝나자마자 요금 인상에 나서면서 차기 정권에 부담을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전력공사는 내년 전기요금을 4월과 10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인상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우선 전기요금을 구성하는 여러 항목 중 연료 가격을 바탕으로 결정되는 ‘기준연료비’가 내년 4월과 10월 각각 kWh당 4.9원씩 오른다. 또 환경 정책 비용 등을 반영한 ‘기후환경요금’도 내년 4월부터 kWh당 2.0원 인상된다. 이렇게 되면 월평균 304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의 전기요금은 내년 4월부터 2097.6원, 10월부터는 3587.2원 오르게 된다. 한전은 내년 1분기(1∼3월) 전기요금을 동결하기로 했지만 국제유가 등 계속되는 연료비 급등세를 감안해 4월부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전기료 2차례-가스료 3차례 올리기로
4인가구 전기료 월 1950원 인상
가스요금은 월 4600원 더 부담


내년 1분기(1∼3월) 전기료 동결 효과를 반영하면 내년 월평균 전기요금은 올해보다 5.6% 오른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월 1950원 수준이다. 한전은 최근 1년간 석탄, 천연가스 가격이 20%가량 급등해 내년도 기준연료비를 kWh당 9.8원 인상할 요인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한전의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연료비 상승 영향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를 한 번에 반영할 경우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분산해 반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한전은 잇단 전기요금 인상 유예 조치로 올해 4조 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가스요금도 내년 5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오른다. 한국가스공사는 내년 가스요금에 적용되는 가정용 원료비 정산단가를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총 2.3원 인상하기로 했다. 현재 0원인 정산단가가 내년 5월 1.23원, 7월 1.9원, 10월 2.3원 등으로 단계적으로 오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월평균 2000MJ을 사용하는 가정의 가스요금은 현재 2만8450원에서 5월 3만910원, 7월 3만2250원, 10월 3만3050원으로 오른다. 10월부터 가정마다 월평균 4600원가량의 가스요금을 더 내는 셈이다. 가스공사 측은 “원료비 급등에 따른 적정 원가를 회수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내년 대선 이후 전기·가스요금이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물가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2분기(4∼6월) 이후 이 같은 공공요금 인상 요인을 반영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2%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전기요금#가스요금#전기#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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